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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지원 가장한 학살”…이스라엘 주도 구호단체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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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자인도주의재단이 운영하는 구호소에 식량을 구하러 갔다가 총상을 입고,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치료받은 팔레스타인 시민.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최근 가자인도주의재단이 운영하는 구호소에 식량을 구하러 갔다가 총상을 입고,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치료받은 팔레스타인 시민.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국경없는의사회가 미국·이스라엘 주도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가자지구 구호물자 배급을 “인도적 지원을 가장한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이 재단의 배급을 받기 위해 모인 팔레스타인인을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지금까지 500명 이상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7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이스라엘·미국의 식량 배급 시설에서 참극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자인도주의재단이 운영하는) 이 구호 계획은 인도적 지원을 가장한 학살이며,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자인도주의재단은 지난 5월 미 국무부가 3000만달러의 기금을 지원하며 출범했다. 이후 가자지구 남부 4곳에 구호소를 세워 식량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유엔 기관이 배급한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흘러들어간다며 이 기관에 구호품 배급을 맡겼다. 이스라엘이 지난 3월말 가자지구로의 식량·의약품 지원을 봉쇄해 부족해진 구호품 배급을 이 단체가 지난 5월말부터 도맡아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배급 장소 주변에서 발포를 반복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가자인도주의재단이 활동을 시작한 뒤 5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식량을 구하려다 사망했고, 4000여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남부의 알 마와시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만 매일 구호소로부터 10명 이상의 중상자가 실려온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현지 구호팀 소속 아이토르 사발고게아스코아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의 4개 구호소는 모두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통제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강제로 내쫓긴 지역에 세워졌으며, 축구장 만한 넓이에 망루·언덕·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며 “재단 관계자가 음식 박스들을 내려놓고 울타리 문을 열면, 수천명의 사람들이 마지막 쌀 한톨이 떨어질 때까지 쟁탈전을 벌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검문소에 일찍 도착하면 총에 맞는다. 제때 도착해도 넘치는 인파에 밀려 철조망을 넘다가 총에 맞는다. 늦게 도착한 사람 역시 ‘소개된 지역’에 들어와선 안된다는 이유로 총에 맞는다”며 참상을 전했다.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물자 봉쇄를 풀고 유엔(UN) 주도의 구호 체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어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이 단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식량을 구하다가 죽고 있다”며 “식량을 구하는 것이 사형 선고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역시 “이스라엘 당국이 음식·연료·약품·구호 물자에 대한 봉쇄를 풀고, 유엔이 관장하던 기존의 규율된 구호 시스템을 복구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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