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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 아마존 창립자, 베네치아서 ‘세기의 결혼식’ 폐막... ‘과잉관광’ 항의 시위 격화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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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세기의 결혼식’이 열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격한 반대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28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베조스와 로렌 산체스는가 베네치아에서 결혼식을 열었다. 행사 비용은 1000만달러(약 140억원)로 추정되며,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킴 카다시안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베네치아 당국과 일부 관광업자 등은 억만장자 결혼식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줄곧 내놨다.

베조스 역시 비판 여론과 보안 우려로 결혼식 장소를 애초 예정했던 시내 중심가에서 외곽으로 옮겼다. 또 베네치아 의회에 300만달러(약 41억원)의 기부금도 전달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베네치아를 상품화하고 지역 주민 삶의 터전을 빼았았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시위대는 ‘베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는 현수막을 리알토 다리에 설치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탈리아 매체 인터뷰에서 “가장 큰 문제는 베네치아가 놀이공원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억만장자들이 와서 도시를 놀이공원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위대가 반발하는 이유는 과잉관광 문제다. 베네치아 구시가지 인구는 5만여명이지만 매년 2500만~3000만명 관광객이 몰린다. 2023년에는 관광객용 숙박시설이 현지 주민 수를 처음 넘어섰다.

높은 임대료로 인해 원주민들이 외곽으로 이주하면서 구도심에서는 학교, 병원, 식료품점 등 필수 시설이 사라지고 있다.


베네치아 관광업 규모는 연간 23억 유로(약 3조 4000억원)로 추산된다. 구도시 시민 5만명 대부분이 관광 관련 산업에 종사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국립통계연구소에 따르면 소득 분배에서 베네치아는 베네토주 내 최하위를 기록했다.

베네치아 전체 납세자 73%는 연소득이 2만6000유로(약 4100만원)에 못 미친다.

베네치아 시정부는 과잉관광 대응책으로 지난해부터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입장료 5유로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부과 일수를 54일로 늘렸지만 관광객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유럽 다른 도시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시위대가 관광객에게 물총을 쏘는 사건이 발생했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그리스 아테네는 관광객용 단기 임대 허가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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