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자전거’ 대만 대표 작가 우밍이 인터뷰
소설 ‘복안인’ 곧 국내출간
쓰레기섬이 대만으로 몰려와
원주민·여성 치유과정 그려
“한국문학 최근10년 발전
세계문학에 한국소설 꼭다뤄”
소설 ‘복안인’ 곧 국내출간
쓰레기섬이 대만으로 몰려와
원주민·여성 치유과정 그려
“한국문학 최근10년 발전
세계문학에 한국소설 꼭다뤄”
지난 19일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대만의 우밍이 작가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만 대표 작가 우밍이의 작품 가운데 국제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복안인’이 다음달 국내 첫 출간된다. 우밍이는 2018년에 소설 ‘도둑맞은 자전거’로 한강과 함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로 올라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작가다.
‘복안인’은 태평양 한가운데에 형성되고 있는 쓰레기 섬이 자연재해로 인해 대만으로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이야기다. 그 쓰레기 섬의 원주민과 불의의 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한 대만 여성이 조우하면서 치유 여정을 그린다.
최근 서울국제도서전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우밍이 작가를 만나 2011년 이 소설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의 주변 현실에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해 완성됐다고 한다.
환경 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대만 동쪽의 화롄에 줄곧 살고 있다. 대자연이 발달한 이 곳에 살다보니 환경 운동에 관심갖고 참여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환경을 소재로 소설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소설에 원주민도 자주 나온다. 작가는 “화롄에는 원주민들이 많이 모여 산다. 또 내 생김새를 보고 대만 사람들은 나에게 원주민 혈통이냐고 가끔 물어본다. 사실 1980년대까지 원주민들은 차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 나의 조상에 원주민이 진짜 있었는지 알 길은 없다”고 설명했다.
따뜻하면서도 담백한 그의 소설은 대만의 현대화 과정이나 식민 시대와 같은 역사를 풀어놓으면서 항상 환상적인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작가는 “대만 야시장을 돌아다녀 보면 주변에 사찰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많다. 대만 사찰의 특징은 여러 신을 모신다는 점”이라며 “90세가 넘은 나의 어머니는 매주 샤머니즘 같은 의식을 행하고 있다. 이런 배경을 보면 대만 사람들은 신과 관련된 것을 쉽게 받아들인다. 신을 모시는 원주민이라면 더욱 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대만 사찰을 배경으로 하는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번화가에 위치한 사찰, 용산사를 중심으로 다음 소설을 쓰고 있다. 용산사의 건축 과정과 그 변천사를 다루고자 한다”며 “사찰은 마음 한 켠에 있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공간이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대만의 문제점을 사찰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대만에서 처음 출간된 대표작 ‘도둑맞은 자전거’에서는 자전거에 스며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대만 근현대사를 추적했다. 집필 당시 작가는 실제로 20대가 넘는 고물 자전거를 수집하기도 했다.
이 소설에 대해 그는 “자전거는 역사의 동의어다. 역사를 도둑맞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내가 어렸을 때 대만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성인이 돼 돌이켜보니 대만 고유의 역사를 배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980년대 대만이 검열제도를 없앤 이후 풍부한 역사 자료를 읽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는 현재 둥화대학 중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세계문학 수업시간에 한국 소설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그는 “한국 문학은 10년 전에도 좋았지만 최근 10년간 많이 발전했다. 또 대만 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세계문학 수업시간에 한강과 조남주 작가 등을 다뤘다. 다음 학기엔 김영하, 황석영 작가를 다룰 예정이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문화와 문학, 역사 그리고 현존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도둑맞은 자전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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