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로봇 수업 다니엘라 루스·그레고리 몬 지음 김성훈 옮김, 김영사 펴냄, 2만3000원 |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로봇들이 우선 흥미롭다. 다양한 기계 장치에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덧입혀져 불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과학적으로 로봇은 감지, 생각, 행동 등 세 가지 주기를 실행할 수 있는 기계 장치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정보가 입력되면 그것을 처리하고, 물리적 행동으로 옮긴다. 예컨대 자명종은 그냥 시계지만, 만약 스스로 시간을 감지해 잠든 주인을 깨우려 침대에 뛰어들도록 개조하면 '자명종 로봇'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많다. 판단을 내리고 제어할 두뇌, 실행에 옮길 뼈대와 센서, 이 과정을 처리할 프로세서 등 뛰어난 로봇을 위해선 이 모든 부분의 성능을 더 높여야 한다. 그러면서 '완전 자율주행차', 즉 운전 로봇이 도래하는 미래도,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의 출현도 "한참 멀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저자는 로봇 혁명의 가능성을 믿는다.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다 언젠가는 아예 지배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비관론에 맞서, 로봇을 통해 인간이 더 생산적이고 유능해지기를 희망한다. 오히려 로봇을 통해 인간이 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렇다고 과학기술을 무작정 숭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로봇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저자는 크게 3부로 구성된 책에서 로봇기술의 현실과 전망, 로봇의 설계 방식과 작동 원리에 이어 로봇공학자가 이 사회에 져야 할 책임에 대해서도 논한다. 예컨대 로봇이 상용화됐을 때 닥칠 윤리적 딜레마, 사람 목숨이 달린 예상치 못한 위험에 어떤 철학적 답을 내려야 옳을까.
저자는 지능형 기계들이 기술적·윤리적 문제를 미처 해소하지 못한 채 세상으로 쏟아져 나오다가는 결국 '버려진 기술과 전자 쓰레기의 산더미'에 파묻히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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