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에 전향적 자세 보여달라"... 한국은행 다그친 국정위

정태호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장과 위원들이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을 방문,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로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기획위원회가 27일 한국은행을 향해 “스테이블코인에 전향적 자세로 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한은이 신중한 의견을 밝히자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1시간 30분가량 간담회 형식의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정태호 국정기획위 경제1분과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은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별 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달러’처럼 법정 화폐와 가치를 연동하는 암호화폐다. 정부는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은은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을 대체하거나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경우 통화정책 무력화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가계부채와 물가 상승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정 분과장은 “업무보고는 가계부채와 물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일부 위원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통해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는 “급격한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하기 위해 중장기 구조개혁 방안과 관련해 저출생·고령화 대응, 신산업 발전 촉진, 지역 간 불균형 축소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국정기획위에서 정 분과장을 비롯해 오기형·홍성국·김병욱·김은경·이종욱 기획위원 및 한은 출신 이동진 전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한은에서는 유상대 부총재와 주요 국·실장이 참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연차 총회와 유럽중앙은행(ECB) 신트라 포럼 참석차 해외 출장 중이어서 불참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