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 |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나보배 기자 = 전북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장이 체험학습 때 교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학생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에 도내 한 사립고 A교장을 조치해 달라는 학생과 교사의 진술이 담긴 청원서가 들어왔다.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캠프 때 교사 숙소에 갔는데 술이 많이 있었고, 교장선생님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집에서 가져온 음료수를 넣으려고 교무실 냉장고를 열어봤는데 술이 많아 당황했다'며 교장이 여러 차례 캠프 중 술을 마셨다고 썼다.
학생들이 자필로 쓴 청원서에는 '식당에서 교장선생님이 (테이블) 밑에 막걸리를 숨기고 먹고 있었다'라거나 '다음 날 오전에 국밥을 먹으면서 교장 선생님이 '숙취가 해소된다'고 말을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특히 지난 4월 캠프 도중 식칼과 버너를 사용하다가 한 학생의 손가락이 베였는데, 교장이 교사를 데리고 술을 마시느라 제대로 조치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학생들은 '친구 한 명이 식칼에 손가락을 베 피가 많이 나서 선생님께 전화했는데 받지 않다가 5분 후에 왔다"면서 "뒤이어 교장 선생님은 술과 담배 냄새를 풍기며 나타났다'고 썼다.
다른 교사도 교장에 대해 '학생들을 지도·감독·관리해야 하는데도 지속적인 음주를 꾸준히 한다'고 증언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
청원에는 교장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수치심을 느꼈다는 여러 학생의 진술도 담겼다.
학생들은 '어깨 등의 신체 부위를 쓰다듬었다', '사복을 입었는데 가슴 부위나 다리를 노골적으로 바라봤다'며 불편했다고 썼다.
한 학생은 "2023년 3월 체험을 나갔을 때 (교장이) 친구들에게 '여자가 채신머리, 조신 머리 없이 저러고 다니냐', '여자애라 조심성이 없어서 도로로 다니는 거다' 등의 말을 했다"고 기술했다.
이어 "이후 제 옆으로 와서 가슴을 보면서 '친구들이 성숙하지 못해서 그러니 네가 이해하라'고 언급한 뒤 떠났다. 불쾌감을 느껴서 한동안 학교에서 마주치기 싫었다"라고도 했다.
학생과 교사는 '해당 교장은 재직 중 수차례에 걸쳐 비위 행위를 저질러 학교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교육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훼손했다'며 '강력히 조치해달라'고 청원했다.
이에 A교장은 "오해"라며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A교장은 "1박2일 캠프나 체험을 가면 학생들과 접촉하지 않는다. 다른 음식 냄새를 두고 술 냄새로 오해한 것 같다"며 "(학생들이 교사 숙소에서 술을 봤다는 진술 등에 대해서는) 교장 숙소는 따로 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적절한 시선이나 신체 접촉으로 불쾌감을 느꼈다는 학생들의 진술에도 적극 부인했다.
A교장은 "학생들과 그런 (나쁜) 관계가 아니다"며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고 지난달 스승의 날에 학생들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이 담긴 편지를 받을 정도다. 학생들이 이러한 진술을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청원서를 접수한 진형석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전주 2)은 "학생들의 진술서를 보니 학교의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며 "도교육청에 이러한 비위 의혹에 대한 학교 사무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학교 교원은 교육청이 직접 징계하지 못하고 법인을 통해서 하다 보니 징계 수위가 비교적 낮다"며 "이번 사안을 신중하고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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