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사람 치고 다녀" 주민들 신고…택시기사 살해 후 달아난 20대 체포

화성서부경찰서. 경기남부경찰청

길을 잘 못 찾는다는 이유로 택시기사와 말싸움을 벌이다 흉기로 살해한 후 택시를 몰아 사람들을 치고 달아난 20대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27일 화성서부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를 받는 A씨(21)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중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3시 27분께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후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 2명을 잇달아 쳐 각각 골절과 타박상을 입힌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당시 "택시가 왔는데 사람을 치고 다닌다", "택시 기사가 쓰러져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A씨는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현장에선 60대 택시 운전기사가 쓰러져 있었고 119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1시간여 뒤인 오전 4시 4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바퀴 없는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남태령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울 강남구에서 화성시 소재 자택으로 귀가하는 과정에서 B씨가 길을 잘 찾지 못해 시비가 붙었다"며 "이로 인해 싸우다가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A씨가 소지한 가방에서 흉기 3점이 발견됐는데, 이에 대해 A씨는 "평소 겁이 많아 자기 보호를 위해 챙겨서 다니던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A씨가 몰던 차량에 치인 주민 2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마약 간이 검사에서 A씨가 음성 반응을 보인 것을 토대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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