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심야조사 응하고 진술거부 안 해…비공개 출석만 들어 달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내란 특검'의 출석 요구에 대해 "심야 조사를 감수하고, 진술거부권도 행사하지 않겠다"며 비공개 출석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어제(26일) JTBC와의 통화에서 "조사가 조금 늦게 끝나더라도 감내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할 생각도 없고 있는 그대로 다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하주차장에서 비공개로 들어갈 수 있는 문만 열어준다면 바로 올라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저희는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저희 요청이 부당한 것이 아니고, 일반 국민들도 다 그렇게 (비공개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특검은 법원이 지난 25일 윤 전 대통령 측의 체포영장을 기각하자 오는 28일 오전 9시까지 서울고검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개인 사정으로 조사 시간을 오전 10시로 미뤄달라 요청했고, 특검은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를 수용한 거로 파악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일단 (지하주차장 통로를) 열어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10시에 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열어주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변호인단이 특검과 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겁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조사가 선례로 남으면 추후 조사에서도 공개 소환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우려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다만 내란 특검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협의가 쉽게 이뤄지긴 어려울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일반 피의자와) 달리 대우하는 것 자체가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겠냐"며 "출석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거로 평가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대치하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이 차에서 계속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이날 대면조사에는 김홍일, 송진호 변호사가 입회할 예정입니다.



김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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