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오픈런, 번호표 등장…짠소비에 초저가만 '불티'

<앵커>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 속에 조금이라도 값싼 제품을 마다할 소비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치킨 한 마리를 5천 원에 파는 행사에는 마트 영업 시작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고, 편의점에서는 초저가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개장 전부터 대형마트 앞에 몰려든 사람들, 영업이 시작되자마자 일제히 치킨 판매대로 향합니다.

1만 2천500원짜리 후라이드 치킨을 15년 전 가격인 5천 원에 파는 할인 행사에, '오픈런'이 벌어진 겁니다.

[김용구/경기 파주시 : 10시에 개장하니까 조금 기다렸죠. 지금 웬만한 치킨집에서 파는 거는 2만 원 넘어요.]

[손병익/서울 마포구 : 서민들이야 좋죠. 조금이라도 싸게 사 먹으니까.]

첫 판매 물량이 순식간에 소진되며 번호표까지 등장했습니다.

[(치킨이 나오려면) 조금 걸릴 거 같아요. 10시 반 정도요.]

준비된 치킨 200마리는 1시간 반 만에 동났습니다.

또 다른 대형마트는 자체 브랜드 인기 상품들을 약 20~30% 할인한 10년 전 가격으로 일주일 동안 팔았습니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품목에 따라 3배에서 4배로 급증했습니다.

2021년 이후 올해 5월까지 생활물가의 누적 상승률은 19.1%, 식료품 물가 누적 상승률은 그보다 높은 22.9%에 달합니다.

특히 고가 제품보다 저렴한 생필품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는 '칩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며,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연서/서울 영등포구 : 물건만 계속 오르고 저희 (월급은) 계속 고정이니까….예전에는 상자째로 사던 것들을 지금은 단품으로 몇 개씩 구매하고….]

이렇다 보니, 한 편의점 체인의 480원짜리 봉지라면은 최근 3주 동안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7.5%나 증가하는 등 초저가 제품들만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싼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 수요가 늘면서, 이를 겨냥한 유통업계 마케팅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강경림, VJ : 김 건)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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