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계절 l 정지현 지음, 버터북스, 2만800원 |
책의 종말이 얘기되는 시대, 사람과 책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책의 계절: 북 디자이너가 발견한 책의 도시들’은 북 디자이너 정지현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개국 13개 도시의 서점과 도서관, 책에 관련된 거리와 축제를 여행하며 만난 책과 사람, 공간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그가 여행 계획을 짤 때 우선순위는 거의 정해져 있다. 미술관과 서점, 그리고 도서관. 저자는 암스테르담의 중고 서점 거리, 베를린 국립도서관, 뮌헨과 함부르크의 고서점, 오페라 극장을 개조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점, 도쿄 북 페스티벌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그들이 만든 공간을 기록했다. 한때 서점 거리를 이루던 골목의 마지막 책방과 대를 이어 운영 중이지만 대를 이을 사람은 없는 서점, 공공장소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도서관 등에서 그는 서점인, 사서, 작가 등 책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을 만나 말을 건다.
저자가 세계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정하다. 뮌헨의 고서점 주인이 손님에게 고양이 그림을 선물하고, 바르샤바의 서점 주인이 마리 퀴리 책을 내어준다. 세계 여러 도시의 도서관은 픽토그램, 건축, 상징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와 소통하며,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진화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알게 된 공간과 책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라지기 전에 한권의 책으로 남기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글과 함께 편집된 멋진 사진들이 마치 저자와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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