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모델 아니다' 손흥민, 25-26시즌 어웨이 킷 홍보 영상에 '마스크 쓰고' 까메오 등장...1초 남짓

[사진] 유니폼 홍보 영상 속 짧게 등장한 손흥민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OSEN=정승우 기자] 유니폼 홍보 영상에 손흥민(33, 토트넘)이 등장하긴 했지만, 이젠 그의 존재도 '상징'에 가깝다. 짧고 흐릿한 장면 하나에 담긴 의미는 복잡하고, 이별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영국 '풋볼 런던'은 26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가 2025-2026시즌 새 어웨이 유니폼을 공개하며 손흥민을 광고 영상에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유니폼은 전면 블랙 톤의 날렵한 실루엣이 특징으로, '챔피언스리그 원정 복귀'를 상징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In Darkness We Dare(어둠 속에서 우리는 감히 나선다)'는 슬로건은 익숙한 클럽 철학 'To Dare Is To Do'를 비틀며,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강조했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공식 소셜 미디어

손흥민의 등장은 짧았다. 영상 초반부, 번개와 폭우 속 어웨이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손흥민도 스쳐 지나간다. 마스크를 쓴 채, 말 그대로 카메오보다 짧은 등장. 총 1분 13초 길이의 영상이지만, 손흥민의 등장 시간은 1초 남짓이다.

명실상부한 클럽 캡틴이자 유로파리그 우승의 주역이었던 그에게, 이처럼 제한적인 노출은 낯설다.

영상 전반을 주도한 인물은 도미닉 솔란케, 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드 스펜스 등 차세대 중심 자원들이다. 여성팀의 엘라 모리스와 제스 나즈도 함께하며 '토트넘의 새로운 얼굴'을 알렸지만, 손흥민은 '존재의 무게'만을 남긴 채 어둠 속에 퇴장하듯 사라졌다.

[사진] Opta

이 장면은 토트넘 내부의 분위기, 그리고 손흥민의 미래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영국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한국 투어에서 마지막 수익을 짜내려 하고 있다"라고 전했고, '옵타'는 손흥민의 득점률 하락과 저조한 기대득점 수치를 지적하며 "이별의 시점이 도래했다"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이제 이적에 대해 열려 있으며, 유로파리그 우승이 결심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결승전 전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해 지금 말하기보단 기다리는 게 맞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계약은 2026년 6월까지 남아 있지만, 구단과의 결별은 단순한 계약 조항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서적 전환점에 다다랐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공식 소셜 미디어

한편, 토트넘은 올여름에도 한국을 찾는다. 손흥민은 이 투어에 '반드시 참가해야 하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이적 발표는 투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지 언론들의 추정에 따르면 100만 파운드(약 18억 원) 이상 수익이 예상되는 한국 투어에서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브랜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유니폼 영상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손흥민과 토트넘의 '아름다운 이별'을 예고하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클럽의 얼굴이었던 그의 퇴장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가오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