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0.8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사설]尹 “비공개면 특검 출석”… 공개 땐 불응하겠다는 생떼 아닌가

동아일보
원문보기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6.23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6.23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26일 특검에 비공개가 아니면 출석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냈다. 체포영장 기각 전과 직후만 해도 특검의 조사 요구에 “당당하게 응하겠다”던 윤 전 대통령 측이 하루 만에 조건을 붙이며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특검 측은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에 따른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불출석하면 체포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법원은 특검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을 ‘피의자가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고 한다’며 25일 기각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은 출석 시간을 특검이 정한 28일 오전 9시가 아닌 10시로 늦추고 출석 장면을 비공개해 달라고 특검에 요청했다. 지금까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았던 전직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포토라인에 섰다. 윤 전 대통령이 출석 거부의 명분을 쌓으려고 생떼에 가까운 요구를 들고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비상계엄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억지를 쓴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소환을 통보하자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버텼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공수처에 수사권이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윤 전 대통령은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해서마저 경호처의 보호막 뒤에 숨어 집행을 거부했다. 그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하라”며 경호처에 영장 집행 저지를 지시한 메시지까지 발견됐다. 사실이라면 중대한 범죄다.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은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상식 밖의 주장을 내세워 경찰의 출석 요구를 무시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행태도 다르지 않다.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법원이 관련자 접촉 금지 등의 조건으로 보석을 결정하자 “사실상 구속 연장”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특검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김 전 장관 측은 재판부 기피 신청을 반복하며 시간을 끌려다가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법 기술을 동원해 조건 없이 풀려나려다가 오히려 6개월 더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 셈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어떻게든 수사를 피해 보려고 꼼수를 쓰는 모습이 구차하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다.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2. 2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3. 3김소니아 더블더블
    김소니아 더블더블
  4. 4심형탁 하루 매니저
    심형탁 하루 매니저
  5. 5김설 영재원 수료
    김설 영재원 수료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