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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당했다"… '소주전쟁' 하차 감독, 눈물의 기자회견 [HI★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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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진행된 최윤진 감독 기자회견
뒤늦게 입장 밝힌 이유 "'소주전쟁'에 피해 주기 싫었다"
최윤진 감독, 제작사 더 램프 대표에 공개 사과 요구


최윤진 감독이 '소주전쟁'의 감독 자리에서 해고된 것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제작사 대표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보였다. 뉴스1

최윤진 감독이 '소주전쟁'의 감독 자리에서 해고된 것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제작사 대표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보였다. 뉴스1


최윤진 감독이 '소주전쟁'의 감독 자리에서 해고된 것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제작사 대표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영화계, 문화예술계 등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 또한 강조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필원에서는 '소주전쟁' 감독 해고에 대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앞서 영화 제작사 더 램프 측은 시나리오 원안 각본 탈취 의혹으로 최윤진을 감독에서 해촉했다. 최윤진 측은 계약 해지 효력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더 램프의 손을 들어주며 가처분을 기각했다. '소주전쟁'은 감독과 제작사의 저작권 분쟁 속 감독 크레디트 없이 개봉하게 됐다.

최윤진 감독은 무거운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억울함이 몹시 컸지만 영화 상영 중에는 작품에 추가적인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았다. 감독에게 영화는 자식 같은 존재다. 극장 상영이 종료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야 자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겪은 일들과 관련해 "더램프의 박은경 대표의 갑질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면서 "박 대표는 지난 3년간 최윤진을 영화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윤진 감독, 더 램프 대표 갑질 사례 지적



최윤진 감독이 '소주전쟁' 감독 해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한별 기자

최윤진 감독이 '소주전쟁' 감독 해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한별 기자


최 감독이 지적한 박 대표의 갑질 사례는 ①촬영 스케줄이 제작사 내부 양식과 다르다는 이유로 촬영 하루 전 조감독을 해고하려 하고 ② 박 대표가 상환하기로 한 기획·개발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③감독 해고 1년 전인 1차 편집본 제작 후 연출 계약까지 위반하며 감독을 편집 과정에서 배제, 사전 협의 없이 후속 편집을 하고 ④후반 작업 과정에서 각본 크레디트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통보했으며 ⑤감독과 협의 없이 음악감독을 교체했다는 것이다.

해당 이야기를 전하며 최 감독은 감독계약서 권한 분배 조항, 2022년 박 대표에게 보냈던 이메일, 박 대표와의 통화 녹음, 채권 추심 문자, 계약서 등을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최 감독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허위사실 유포와 마녀사냥 탓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최 감독은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관계자 A로부터 "작가들 사이에 최윤진씨에 대한 평이 자자하다. 한 줄로 줄여보라면 '영화계 전청조'쯤 되겠다"는 등의 메일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너무 오랜 시간 정신적, 체력적으로 지쳤다"고 호소했다.

최윤진 감독의 주장


최 감독에 따르면 박은경 대표 측은 "최 감독이 연출 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작자가 따로 있는 시나리오를 본인이 단독으로 창작한 것처럼 속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감독은 "2018년 당시 최윤진 감독은 '소주전쟁' 전신시나리오 '에너미'와 관련해 신인 작가 박현우에게 '론스탓건' 아이템을 제공하고, 작가 용역 계약을 맺었다.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로 '에너미' 2고까지 개발했을 무렵, 박현우 작가의 요청에 의해 합의해 작가계약을 해지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에너미' 시나리오 개발에 투자를 해준 KTH와 메가박스와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소주전쟁'으로 소재를 변경해 자료 조사 공부를 다시 하고 트리트먼트부터 혼자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소주전쟁' 시나리오는 최 감독이 단독으로 다시 기획했다는 의미다.


최 감독은 '소주전쟁' 촬영 후 박현우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각본 크레디트에 올려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현우의 크레디트는 원안이 정확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박현우 작가의 의견을 존중해 바로 '각본 최윤진 박현우' 순서로 각본 크레디트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이메일로 회신했다. 이로써 두 작가 간 각본 크레디트 협의가 됐고 분쟁이 생길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본인이 동의할 수 없다며 각본 박현우 최윤진으로 개봉하겠다고 통보했다. 시나리오 작가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제작사의 폭력적인 갑질이었다"고 말했다.

최 감독에 따르면 박 대표는 쇼박스로 투자사 교체를 원했고, 이에 KTH 메가박스와 계약을 해지해야만 했다. 최 감독은 박 대표가 쇼박스로부터 시나리오 개발비를 받아 입금해 주겠다고 했고, 그의 말을 믿어 KTH에 3억 원 상환계약서를 전달, 투자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KTH 상환금이 1억 5,000만 원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나머지 1억 5,000만 원을 지급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면서 "상환금을 갚지 못해 영화사꽃 법인 계좌는 가압류 당했고, 채권추심으로 넘어가 매달 빚 독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영화계·문화예술계·행정부 향한 요구



최윤진 감독(왼쪽)과 백경태 변호사가 '소주전쟁' 가처분 재판부 기각 결정에 관한 설명에 나섰다. 정한별 기자

최윤진 감독(왼쪽)과 백경태 변호사가 '소주전쟁' 가처분 재판부 기각 결정에 관한 설명에 나섰다. 정한별 기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법무법인(유한) 신원 백경태 변호사는 '소주전쟁' 가처분 재판부 기각 결정에 관한 설명에 나섰다. 가처분 결정만으로 ①법원이 감독 해고의 적법성을 인정하거나 해고 결정이 유효성을 판단한 것이 아니며 ②본안 소송에서 다투고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 중이고 ③'만약 박현우 작가가 크레디트로 표기되지 않을 경우 저작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다'며 재판부가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제작자의 주장을 다소 과하게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 감독은 한국영화계, 문화예술계, 행정부에게 바라는 점을 밝혔다. 그는 "해당 사건을 진행하고 있는 문체부는 감독 해고 소송과 관계 없이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제작사 박 대표의 예술인 권리 침해, 갑질 행위, 불공정 행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행정부를 감시하는 국회가 영화계 갑질 횡포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 주시길 요청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더램프 박 대표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최윤진 감독의 권한을 원상복구해달라. 특히 OTT와 부가 판권 상영본과 해외 개봉될 영화에는 반드시 감독 크레디트가 복원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다. 지난달 30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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