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3할 타율을 달성하려면 좋은 타격 기술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4할 출루율을 달성하려면 기본적인 선구안과 공을 참아내는 능력은 물론, 그리고 인내심과 상대 투수들의 볼배합을 읽는 두뇌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장타율 0.500 이상은 힘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타율과 장타는 서로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이걸 다 갖추기는 정말 힘들다.
실제 지난해 리그에서 4할 출루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딱 10명이었고, 이중 3-4-5 조건을 모두 충족한 선수는 리그 MVP를 수상한 김도영(KIA), 그리고 구자욱(삼성), 송성문(키움), 멜 로하스 주니어(kt)까지 단 네 명에 불과했다. 2023년에는 아예 3-4-5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하나도 없었다. 난이도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개인 통산에 걸쳐 3-4-5를 기록한 선수라면 레전드 칭호를 받아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KBO리그 경력 3-4-5를 달성한 선수는 딱 세 명이다. 양준혁 김동주, 그리고 가장 근래에는 김태균이 있었다. 김태균은 통산 2015경기에서 타율 0.320, 출루율 0.421, 장타율 0.516을 기록했다. 그 뒤로는 이 기록을 충족시킨 선수가 안 나왔다.
이 기록을 달성하든 아니든, 최형우 또한 훗날 생길 KBO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여러 타격 부문에서 역대 1위를 달리고 있거나, 혹은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최형우는 KBO리그 통산 2253경기에 나가 타율 0.310, 409홈런, 1701타점, 출루율 0.401, 장타율 0.532를 기록 중이다. 42살의 나이에도 아직도 ‘3-4-5’를 유지하고 있다.
타율과 장타율은 기준점과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이 기록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은 출루율 때문이었다. 남은 현역 기간 동안 0.400의 높은 출루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40대의 나이에 이런 능력을 보여준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예외를 만들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자기 타격 성적은 꾸준히 낸다. 올해 성적은 ‘경이롭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형우는 아직 은퇴 시점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지금 성적으로 현역의 문을 닫기에는 너무 아깝다. 당장 KIA도 최형우의 대안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 재계약은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나이가 들고, 기량이 처지면 통산 성적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최형우라면 그 순리를 거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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