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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AI 시대, SaaS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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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AI가 SaaS를 집어삼키고 있다.” 이 한 문장이 올해 소프트웨어 시장 위기감과 기대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젠 AI가 자동화를 넘어 기업 핵심 업무와 서비스까지 빠르게 바꾸고 있다. 실제 올해 글로벌 AI 지출은 6440억달러로 SaaS 시장 두 배에 달한다.

이 변화는 SaaS 시장 위기를 넘어 소프트웨어 산업의 근본적 전환을 예고한다. 기존 SaaS가 사용자에게 소프트웨어 도구를 제공했다면, 이젠 소프트웨어가 직접 서비스를 수행하고 결과까지 책임지는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S, Service-as-Software)’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AI가 회계·마케팅·고객지원 등 전통적으로 사람이 하던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사용자는 복잡한 도구를 다루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바로 받을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법률 시장에서 주목받는 ‘하비(Harvey)’가 대표적 사례다. 최근 국내에도 도입이 시작된 하비는 오픈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법률 특화 AI 플랫폼이다. 문서 검토, 계약서 초안 작성, 판례 검색 등 복잡한 법률 업무를 AI가 자동화하며 기존 SaaS 기반 법률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고 있다.

노션과 어도비 같은 기존 SaaS 기업들도 AI를 내재화해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노션은 문서 요약, 자동 생성, 데이터 정리 등 AI 기능을 추가해 협업 방식을 바꾸고 있다. 어도비는 생성형 AI '파이어플라이'를 도입해 디자인과 콘텐츠 제작 자동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SaaS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SaaS 도입이 이제 막 본격화되는 시점이지만 글로벌 AI 변화의 물결은 곧 국내에도 밀려올 것이다. 문제는 국내 SaaS 기업들이 여전히 단순한 ‘도구’ 제공에 머물러 있고, AI 기술력과 전문 인력, 조직 혁신 등에선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크다. 정부가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AI 내재화와 빠른 변화에 대한 실행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모든 SaaS가 곧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고객은 여전히 사람이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프로세스를 선호하고, AI와 SaaS가 공존하거나 상호보완하는 영역도 많다. 그러나 AI가 촉발한 ‘소프트웨어형 서비스’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앞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은 SW 사용권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 그 자체다.


이제 SaaS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AI를 위협이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받아들이고, 도구 제공자를 넘어 ‘결과 제공자’로 거듭나야 한다. 고유한 데이터 확보,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서비스 개발, 빠른 실험과 실행 등 혁신적 시도가 절실하다. 정부와 생태계 지원도 단기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실질적 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AI 시대에 SaaS가 살아남으려면 과거 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 변화해야 한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먼저 움직이는 기업이 결국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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