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비켜!'…뉴페이스 질주에, K뷰티株 세대교체 '눈앞'

에이피알 1년 사이 시총 3배 '쑥'…LG생건 제쳐
달바글로벌 한달 사이 6만6300원→18만7000원

K뷰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 등 후발주자들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 대장주를 맹추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통 대장주와 달리 미국·유럽 등의 지역으로 진출한 이들 브랜드의 매력적인 포트폴리오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전날 코스피에서 1만400원(7.4%) 오른 15만1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7674억원으로 집계되며 LG생활건강(5조3336억원)을 제쳤다. 아모레퍼시픽(8조 1188억원)에 이어 업계 2위다. 지난 23일 에이피알은 처음으로 LG생활건강을 앞섰지만 전날 역전을 허용한 후 이날 다시 LG생활건강을 추월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총이 1조8960억원이었는데 1년4개월 새 5조7600억원대로 늘어나며 몸집이 3배 가량 불어났다.

지난달 22일 코스피에 입성한 달바글로벌도 이날 기준 공모가 대비(6만6300원) 2배 이상 오른 1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승이후에도 꾸준히 높은 주가 흐름을 유지 중이다.

최근 한 달간(5월 23일~6월 25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각각 11%, 10.3%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달바글로벌과 에이피알은 각각 70%, 33.1% 급등하며 전통 대장주들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들 새내기주의 공통점은 전통 대장주와 달리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낮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소비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을 보여, 중국 경기 침체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달바글로벌과 에이피알은 미국·유럽 등 K뷰티의 영토 확장이 기대되는 지역에서 판매 비중을 빠르게 높이며 수출 다각화에 성공했다.

특히 달바글로벌은 러시아, 일본, 중국, 미국 등 수출 지역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지난해 달바글로벌의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1400억원, 45.6%)이 해외에서 나왔는데 해외 매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러시아는 30%를 넘지 않는다. 달바글로벌의 매출액은 2021년 690억원에서 지난해 3091억 원으로 연평균 65% 성장률을 달성, 화장품 업종 상장사 중 3년 평균 매출 성장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에 대해 "앞으로 균형 잡힌 해외 매출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도 상장된 경쟁사 대비 매력도가 매우 높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 22일 달바글로벌 지분 19%(229만 주)의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주가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성장세를 바탕으로 달바글로벌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김명주 ·전유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락업 해제로 인한 단기간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프리미엄 스킨케어를 지향하는 현명한 마케팅 전략 덕분에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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