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스1 |
지난 일주일간 순자산이 가장 많이 유입된 ETF(상장지수펀드) 상위 10개 상품 가운데 4개는 삼성전자를 20% 이상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지만 ETF를 통한 간접 투자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 과도하게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리스크는 줄이고 반등에는 동참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일주일간 순자산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 상품은 3408억원을 기록한 TIGER TOP10이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코스닥 시장 유동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해당 상품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23.29%로 SK하이닉스(27.11%) 다음으로 크다.
순자산유입이 둘째로 큰 상품은 1705억원을 기록한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이다. 해당 상품은 재계 1위인 삼성그룹에 분산 투자하며, 삼성전자 비중은 24.62%로 가장 크다.
이 밖에도 순자산유입 10위권 ETF 중 삼성전자 비중이 큰 상품은 884억원으로 7위에 이름 올린 TIGER 200(20.47%), 717억원으로 10위인 KODEX 200TR(20.49%)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는 대선이 다음날인 지난 4일부터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횡보 상태기 때문이다. 지난 4일부터 이날 사이 삼성전자 주가는 6.06% 올랐다. 지난 4월2일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발표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기 직전으로 회복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12.17% 상승한 코스피, 31.49% 오른 SK하이닉스와 대조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경쟁사 대비 부진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출하량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수개월 넘게 엔비디아의 HBM3E 12단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음 세대인 HBM4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공개된 바 없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 주가는 지나치게 낮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배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 PBR이 1배 아래에서 유지되고 있다. 현 주가는 PBR 0.96배 수준이다. 올해 PBR도 1.0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직접 삼성전자 주식에 배팅하기에는 아직 명확하게 나온 실적 개선 시그널이 없다. 이에 리스크를 분산하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비중이 높지만, SK하이닉스나 삼성물산 등 다른 종목에도 동시에 투자하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ETF를 바라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원·도상우·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 8만2000원을 유지하면서 "상반기 실적 부진 전망에도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에 따른 주가의 뚜렷한 하방 경직성 확보가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발 관세에 따른) 반도체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과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선행 구매 집중에 따른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은 다소 상존하지만 현 주가는 이같은 우려를 이미 선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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