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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패하면 파산"..벼랑 끝 홈플러스 '극적 회생' 조건은

머니투데이 유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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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인가 전 M&A' 마지막 회생 기회..성사 여부 3개월 안에 결론
노사 합의 여부에 따라 성패 갈릴 듯..2만여 임직원 고용 불안 최대 쟁점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잠실점·자영점 폐점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와 지역주민, 상인들이 함께 살아온 삶의 터전을 폐점한다는 것은 지역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폐점 저지를 위한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25.6.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잠실점·자영점 폐점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와 지역주민, 상인들이 함께 살아온 삶의 터전을 폐점한다는 것은 지역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폐점 저지를 위한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25.6.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회생과 파산의 갈림길에 섰다. 법원이 '회생 인가 전 M&A(인수합병)'를 승인하면서 2~3개월 안에 새 주인을 찾을 경우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도 있다. 하지만 M&A가 무산되면 청산 절차를 거쳐 회사가 공중분해되는 수순을 밟게 되면서 2만여명 임직원의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25일 법조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인가 전 M&A 성사 여부는 오는 9~10월 중 결정될 전망이다. 인가 전 M&A는 구주를 인수하는 통상적인 M&A와 달리 신주를 발행하고 새로운 인수자가 대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인수자가 낸 매각대금을 회생채권 변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현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최종 인수자가 결정되면 보유 중인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무상 소각할 계획이다. 매각대금을 회생채권 변제와 회사 운영 자금에 사용토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홈플러스 M&A는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 공고 이전에 특정 인수희망자와 조건부 인수 계약을 맺은 후,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더 나은 인수 조건을 제시한 업체를 추가로 물색하는 방식이다. 이는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에선 국내외·다양한 업체가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지만, 관련 업체들은 대부분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유통사보단 자금력을 갖춘 중국 등 해외 업체나 부동산 개발사가 인수를 타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홈플러스는 갚아야 할 부채가 상당히 많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여서 매각대금 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며 "이보단 인수 기업이 적정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용 문제 등에 대한 노사 양측의 합의가 훨씬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재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은 M&A뿐이다. 새 주인을 찾으려면 무엇보다 홈플러스가 매물로서 가치가 있어야만 한다.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단번에 국내에 126개 대형마트, 350여개의 기업형슈퍼마켓(SSM)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할 수 있고, 필요하면 도심형 물류센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 6조원대 매출과 임대료 조정으로 고정비 지출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할 여력이 있단 건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다.


김광일(왼쪽) 홈플러스 공동대표(MBK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일(왼쪽) 홈플러스 공동대표(MBK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매각이 최종적으로 성사되려면 가장 중요한 이해 관계자인 사측과 직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어렵게 인수 후보자를 찾더라도 노사 간 불협화음이 지속되면 매각 협상이 결렬될 수 있어서다.

일례로 2021년 쌍용자동차 노조는 △무쟁의 확약 △임금·복리후생 유예 등 자구안을 의결해 M&A 협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노사 협력은 투자자 신뢰 회복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고, 이후 회사는 회생절차를 끝낼 수 있었다. 반면 지난해 12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한 MG손해보험은 노조의 반대로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장기화하자 결국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청산'의 길을 걷게 됐다.

홈플러스는 M&A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단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기한이 도래한 금융부채를 상환해야 하고, 밀린 임대료와 물품 대금도 즉시 지불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자금 확보가 여의찮은 상황에서 쉽지 않다"면서 "반드시 인가 전 M&A를 성공시켜 회생을 위한 활로를 터야만 한다"고 말했다.


경쟁사들도 홈플러스가 파산하지 않고 회생을 통해 지금과 같은 경쟁 구조를 유지하는게 낫단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상권이 중복되는 일부 점포는 단기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경기 침체와 소비 악화로 유통업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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