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배달원·미용사…투잡러 모인 오클랜드, 클럽 월드컵서 기적의 무승부

오클랜드 시티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아마추어팀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남미 강호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는 드라마를 썼다.

오클랜드 시티는 25일(한국시각) 미국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대회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보카 주니어스와 1-1로 비겼다.

오세아니아 대표로 대회에 참가한 오클랜드는 바이에른 뮌헨(독일), 벤피카(포르투갈), 보카 주니어스 등 세계적인 명문 구단들과 C조에 편성돼 경쟁을 치렀다.

앞서 1차전에서 뮌헨에게 0-10으로 참패를 당했고, 2차전에선 벤피카에 0-6으로 완패했지만 이날 귀중한 승점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기적 같은 일이다. 오클랜드 시티는 아마추어 및 준프로 구단으로, 선수단 역시 교사, 배달원, 창고 관리자, 이발사, 영업 사원, 부동사 중개인 등으로 구성됐다.

대회에 출전한 다른 팀들과 달리 이들은 본업을 병행하면서 참가 비용을 스스로 충당했고, 참가를 위해 연차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보카 주니어스가 슈팅 40개를 날리는 동안 오클랜드 시티는 단 3번의 슈팅만 기록했다.

전반 26분 골키퍼의 자책골로 선제 실점한 오클랜드 시티는 후반 6분 크리스천 그레이의 헤더 동점골로 대회 첫 득점을 올렸다.

체육 교사가 본업인 그레이는 이날 경기 후 "우리는 자원봉사자에게 의존하는 구단이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팀과 선수를 위해 기쁘다"고 말했다.

폴 포사 오클랜드 시티 감독은 "우리가 얼마나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우리 구단은 작지만 엄청난 열정을 가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해 온 모든 사람들에게 합당한 보상이었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