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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권력은 손오공 파초선… 작은 판단에 누군가 죽고산다”

조선일보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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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공직 책임감’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올해 안에 이행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올해 안에 이행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중국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의 파초선(芭蕉扇)을 언급하며 전(前)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12개 부처 장관급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기 전이라 이날 회의는 이주호 총리 직무대행,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등 전 정부 인사들이 자리를 채웠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공직자의 태도와 관련해 “농담 같은 얘기지만 서유기에 보면 파초선을 빌리러 손오공이 가는 그런 에피소드가 있다”며 파초선 비유를 꺼냈다. 이 대통령은 “파초선이라는 부채가 한 번 부치면 천둥·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폭풍우에 세상이 뒤집어진다”며 “아주 작은 부채인데 세상은 엄청난 격변을 겪지만 본인은 잘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이 그런 것 같다. 여러분한테는 거의 의미 없는 작은 사인 하나일지 모르지만 그 판단에 의해 누군가는 죽고 살고, 망하고 흥한다”며 “책임감을 갖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25일 6·25전쟁 발발 75주년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날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 구호처럼 들리던 ‘평화가 곧 경제이고 평화가 밥이다’ 이런 얘기가 이제 현실이 됐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때도 “더러운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고 했었다.

이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싸워야 될 일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싸우는 건 언제나 힘없는 국민”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에게 충분한 보상과 예우가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약은 사람은 잘 빠져나가고 힘없는 사람만 희생당한다’는 그런 억울한 심정도 광범위하게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올해 안에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해수부는 지난 20일 국정기획위 업무 보고에서 2029년을 목표로 청사 이전하겠다고 했는데 4년을 앞당긴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지나 건물 확보 등 순차적 진행을 하면 늦어질 수 있으니 (필요하면 공간을 임차하는 등) 이런 것들은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을 얻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업무 보고를 받고 “나는 방송 장악에 관심 없다. 방통위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안을 가져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방송 3법’ 처리도 대통령 본인이 중단시켰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방송 3법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 구조를 바꾸는 내용으로 국민의힘과 방송업계에선 ‘민주당과 언론 노조의 방송 장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이 방통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방통위원장과 위원의 임기를 보장하고,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키는 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정권 교체기마다 방통위원장과 위원 교체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것을 끝내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취임 30일을 전후해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거 대통령들은 취임 100일쯤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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