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비비탄 난사’ 엄벌 탄원 3만건 돌파… 견주 “가족이 찾아와 손가락 욕”

현장에서 발견된 비비탄 총알들. /비글구조네트워크

경남 거제에서 식당 마당에 있던 개에 비비탄 수백 발을 난사한 남성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 서명이 3만건을 돌파했다.

24일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최근 식당 개 비비탄 난사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 탄원 서명이 전날 3만건을 넘겼다. 이 단체는 지난 20일 가해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탄원 서명운동에 돌입한 바 있다.

단체는 탄원서에서 “이건 단순한 동물 학대가 아니다”라며 “고의적·계획적·조직적인 폭력이며, 생명을 경시한 잔혹한 범죄”라고 했다. 이어 “잔인한 동물 학대 행위는 사람에게도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하고 악랄한 범죄”라며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말을 못 할 뿐 우리와 똑같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생명”이라고 했다.

단체는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탄원서와 서명부를 제출할 예정이다. 단체는 현역 군인을 포함한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 군 내부의 사건 축소·은폐 없는 투명한 조사, 잔혹한 동물 학대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 등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1시쯤 거제시 일운면에서 20대 남성 3명이 한 식당 마당에 있던 개 4마리에게 비비탄을 수백 발 난사했다. 이에 2마리가 크게 다쳤고, 이 중 1마리는 치료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피해 견주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들 남성 3명 중 2명이 현역 군인 신분으로 휴가 기간 이런 짓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군부대에 사건을 넘겼다. 민간인 신분인 남성 1명은 동물보호법 위반과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입건됐다.

남성 3명이 식당 마당의 개들에게 비비탄을 쏘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현재 경찰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피해 견주는 가해자 측으로부터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 견주는 인터뷰 등에서 “(가해자 측과) 더 이상 만나지 않고 사과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가해자 가족이 와서 저희 집 사진을 찍고 손가락 욕을 하면서 반말로 ‘너네들 다 죽었다’ ‘무고죄로 고발하겠다’고 하고 가더라”고 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역시 “우리 단체가 현장에 도착한 날 가해자의 부모가 예고 없이 찾아와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소리를 지르며 적반하장의 태도로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 가족들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을 겪고 있다”고 했다.

다만 가해자들은 비비탄 사격은 인정하면서도 개를 죽일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당시엔 개가 2마리밖에 없었다는 등 알려진 내용과 사실이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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