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에 北주민 빽빽히 태운 유람선 …“니하오” 외치자 손 흔들어 인사

중국 산둥 압록강에서 포착된 북한 유람선./더우인

북한 주민들을 태우고 신의주에서 출발해 선상에서 중국 단둥 지역을 관광하는 ‘압록강 유람선’이 최근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단둥에서 지난 4월부터 인공기를 건 북한의 압록강 유람선이 일반 시민으로 추정되는 탑승객들을 태운 채 여러 차례 운항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달 초순 단둥에서 확인된 북한 유람선에는 80명 정도 탑승객이 타고 있었다. 남녀노소가 두루 섞인 이들 중에는 카키색 인민복 차림을 한 사람과 캐주얼한 양복을 입은 사람 등이 포함됐다.

북한을 연구하는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다들 깔끔한 차림이어서 부유층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탑승객들은 중국 풍경을 보고 있었으며, 중국인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주에서 출발한 이 유람선의 운항 거리는 왕복 약 10㎞로, 운항 시간은 1시간에 미치지 못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국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김일성 주석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 무렵 북한 유람선이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지만, 올해처럼 2개월째 운항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닛케이는 정보 통제와 국경 경비를 철저히 하는 북한이 ‘중국 관광’ 유람선을 2개월 남짓 운항하는 의도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중 하나는 민심 달래기다. 신의주는 중국과 무역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시민이 적지 않은데, 북중 무역량이 줄어들면서 생활이 불안정해진 사람들을 위해 배를 띄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견해는 체제 선전이다. 이소자키 교수는 “빈곤하다고 지적받는 북한 시민이 관광을 즐길 정도로 여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국제사회에서 이미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산둥 압록강에서 포착된 북한 유람선./더우인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 등에는 북한 주민들이 탄 유람선을 촬영한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유람선 가득 빽빽하게 서 있는 북한 주민들이 단둥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 담겼다. 한 영상에는 유람선을 탄 주민들에게 중국어로 “니하오(你好·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자 단체로 “니하오”라고 화답하는 음성도 담겼다.

미무라 미쓰히로 니가타현립대 교수는 “유람선 운항이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되고 있다면 (탑승객 중에)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평양에서 온 여행객도 있을지 모른다”며 “방역 조치를 완화하며 관광객 대상 국경 개방을 위한 포석을 놓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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