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게임업계 첫 전면 파업… "성과급 축소" vs "합리적 보상"

[최진홍 기자] 인기 게임 '던전앤파이터' 시리즈의 개발사 넥슨 네오플의 노동조합이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초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이 역대 최고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고강도 노동 환경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성과에 기반한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운영해왔으며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이하 네오플 노조)는 24일 서울지사를 시작으로 25일 제주 본사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25일부터 3일간의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던전앤파이터' PC, 모바일, '사이퍼즈' 등 핵심 게임 개발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노조 "역대 최고 매출에도 성과급 삭감, 부당하다"

네오플 노조가 파업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성과급 문제다. 노조 측은 네오플이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흥행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인 1조 3,783억 원을 기록했음에도, 신작 출시 후 2년간 순이익에 비례해 지급해 온 신규개발 성과급(GI)을 기존의 3분의 2 수준으로 임의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년도 영업이익(9,824억 원)의 4%에 달하는 약 393억 원을 직원들에게 수익배분금(PS)으로 분배할 것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단순한 보상 문제를 넘어 과도한 업무 강도 역시 파업의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네오플은 넥슨 그룹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초과 근로가 지속돼 왔다"며 "특히 아트·미디어 직군은 이용자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냈음에도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작년 네오플의 평균 연봉이 2억 2천만 원으로 업계 1위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평균 계약 연봉은 6천만 원대로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이며, 보도된 액수는 수년간의 누적 보상이 한 번에 지급된 일시적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네오플 노조는 3일간의 전면 파업 이후에도 조직별로 순차적인 파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갈등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측 "이례적 추가 보상… 사실과 다른 부분 있다"

네오플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사측은 먼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성과급(GI)에 대해 "당초 중국 출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내에 먼저 출시했고, 2022년 국내 출시 후 2년간 프로젝트 이익의 30%를 GI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중국 출시가 확정되면서, 사전에 구성원들에게 안내한 대로 해외 프로젝트 기준(이익의 20%)에 따라 추가로 2년간 GI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는 "해외 출시 지연을 고려한 이례적인 추가 보상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익배분금(PS) 요구에 대해서는 "네오플은 일률적인 PS 제도 대신, 성과에 기반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올해 경영진을 제외한 구성원에게 지급한 성과급 총액이 전체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며, 임단협 과정에서 1인당 최대 3,300만 원의 '스팟 보너스' 지급도 제안했으나 노조가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계열사 간 연봉 격차 주장에 대해서는 "넥슨코리아 구성원의 경력 연차가 상대적으로 높아 발생하는 착시"라며 "동일 경력 연차 기준으로는 두 회사의 연봉은 동일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2019년 포괄임금제 폐지 이후 1분 단위로 초과근로수당을 정확히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네오플은 "노사 간 이견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앞으로도 성실히 대화에 임하며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게임업계에서 실제 파업이 발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던전앤파이터'를 즐기는 유저들의 우려와 함께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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