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되살아난 참전용사
선글라스 낀 채 커피 마시고
밝게 웃으며 뛰어다니기도
AI·역사적 맥락 결합으로
시청자 감정적 몰입 유도
국가·기업서도 적극 활용 나서
선글라스 낀 채 커피 마시고
밝게 웃으며 뛰어다니기도
AI·역사적 맥락 결합으로
시청자 감정적 몰입 유도
국가·기업서도 적극 활용 나서
‘Ai 복원, 6.25 참전용사, 과거의 나를 만나다’ 영상. 오찬영 참전용사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유튜브 ‘기억복원소’ 캡쳐] |
군복을 입은 흑백의 청년과 머리가 희끗한 노년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이내 부둥켜 안는다. 또 다른 화면에는 군복 차림의 청년과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같은 자세로 팔짱을 낀 채 한 방향을 바라보다, 서로를 보며 미소 짓고 ‘경례’ 동작을 취한다. 이들은 모두 6·25 전쟁 참전용사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다. 흑백 증명사진 속에 멈춰 있던 얼굴들이, 70여 년이 흐른 지금 화면 속에서 현재의 모습과 함께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24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플랫폼(SNS)에서는 6·25 전쟁 참전용사들의 흑백 사진을 복원해 움직이는 영상으로 제작한 콘텐츠들이 다수 게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쟁 영웅들의 얼굴을 컬러로 복원하고, 미소 짓거나 직접 움직이는 짧은 영상으로 되살려낸 것이다. 영상 한 켠에는 인물에 대한 전투 이력, 공적, 순직 연도 등 간략한 설명도 실려있다.
‘지켜낸 조국으로 돌아오다 : 6.25 참전용사 복원 프로젝트’ 영상. 김문성 참전용사가 현대식 복장을 입고 연세대학교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유튜브 ‘그려DREAM-세상을 그리다’ 캡쳐] |
해당 영상들은 단순히 컬러를 입힌 이미지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애니메이션화 기술이 더해지며 참전용사들이 눈을 깜빡이고 입꼬리를 올리는 등 살아 있는 듯한 장면이 구현된다. 군복을 입고 망원경으로 주위를 살펴보는 맥아더 장군의 흑백 사진이 움직이거나, 선글라스를 쓴 맥아더 장군이 커피를 마시며 미소 짓는다. 일부 콘텐츠는 현대식 복장을 입은 순국 장병이 2025년의 대한민국을 거니는 모습이나, 참전용사의 현재 모습을 토대로 젊은 시절을 재현한 장면을 담기도 한다.
이 같은 콘텐츠 제작에는 최근 상용화된 다양한 AI 기반 영상·이미지 처리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흑백 사진에 자연스럽게 색을 입히는 이미지 컬러화, 얼굴 표정과 동작을 생성하는 애니메이션화, 저화질 영상의 해상도를 끌어올리는 영상 복원 AI, 실제처럼 들리는 음성을 만들어내는 음성 합성 AI 등이 조합된다.
AI 기술을 통해 복원된 영상의 생동감에 놀라는 반응과 순국열사를 기리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AI복원 영상에는 “AI의 순기능이다. 감동적인 영상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당신은 유관순의 친구입니다] 1인칭 시점’ 영상. 1인칭 시점이 되어 태극기를 건네받는 모습이다. [유튜브 ‘기억복원소’ 캡쳐] |
AI 복원 콘텐츠는 6·25 참전용사뿐 아니라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콘텐츠로도 확장되고 있다. 유튜브에는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김좌진 장군 등 순국선열의 얼굴을 AI로 복원한 영상도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일부 영상은 독립운동가의 일상이나, 음식을 먹거나 학교를 다니는 장면까지 재현하는 등 스토리를 추가해 이들의 삶을 더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보여준다.
유관순 열사가 밝게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뛰어오는 장면을 구현한 영상은 조회수 500만 회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유관순 열사의 친구 1인칭 시점’ 등의 영상도 등장했다. 시청자는 카메라 시점으로 태극기를 건네받고 3·1운동 현장에 함께 참여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도 AI기술을 통한 복원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컬러로 보는 6·25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AI 기반 컬러 복원 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를 통해 기습 남침한 북한군의 모습, 피란민들의 모습,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 함락된 서울의 모습, 인천상륙작전 등 6·25 전쟁 당시의 모습을 컬러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LG전자도 ‘라이프스굿’ 봉사단을 통해 AI를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LG전자 봉사단은 최근 AI 기반 이미지 복원 기술을 활용해 6·25 참전유공자회 소속 참전용사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사진으로 재현해 전달했다.
김정환 고려대학교 글로벌엔터테인먼트학부 교수는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사진 등 정지 이미지에 움직임이 결합되고, 이것이 역사적 맥락과 함께 구현될 때 시청자에게 실제감과 현재감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은 감정적 몰입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AI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교육 콘텐츠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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