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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산불 때 대피 못하고 죽은 동물 1665마리···“구조·보호 법적 근거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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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 개선과제 보고서
동물보호법 보완·물리적 기반 마련 등 제안
미국·일본 등에선 재난 시 동물 구호 보장
경북 청송 산불 현장에서 죽은 새끼를 품은 채 발견된 어미 개. 동물자유연대 제공

경북 청송 산불 현장에서 죽은 새끼를 품은 채 발견된 어미 개. 동물자유연대 제공


대형 산불 등 재난 국면에서 반려동물과 가축 등 동물을 구호하기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제언이 나왔다. 동물구호에 대한 매뉴얼이 마련돼 있지 않아 동물 피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입법조사처가 낸 ‘2025년 영남지역 대형산불 사례를 통해 본 동물구호체계 현황과 입법·정책적 개선과제’ 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영남 산불로 죽거나 다친 동물은 모두 1994마리에 달한다. 개 1662마리와 고양이 1마리, 새 2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4월 영남 산불 피해 지역 현장에서 민간 수의사 단체 등이 이동진료팀을 구성해 다친 동물을 대상으로 응급치료지원을 하는 등 긴급 조치가 이뤄지졌지만 임시 대응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재난 발생 시 소유자는 동물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낮다. 농식품부의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도 반려동물과 동반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을 사전에 파악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피소의 지정·운영 기준은 법적 근거가 없다.

보고서는 재난 시 동물 수용이 가능한 인프라 구축과 구호물자 비축 등 재난 지역의 물리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정 대피소에 이동형 켄넬과 목줄, 사료 등 필수 물자를 비축하고, 긴급상황에는 임시 쉘터(Shelter)와 인력을 배치해 일반 대피자와 공간을 분리하도록 한다.

관련 계획과 법령에 동물구호를 포함한 법적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동물보호법 제34조(동물의구조·보호) 제1항에 ‘재난 시 구조·보호가 필요한 동물’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등 지자체에 구조· 이송·임시 보호 등의 법적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재난 시 동물에 대한 구호를 법·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미국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계기로 2006년 반려동물 대피 및 수송법(PETS Act)를 제정했다. 현재 약 30개 주가 반려동물 대피·구호 관련 법령 또는 지침을 운영 중이다. PETS Act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지방·주 정부의 재난대비 운영계획을 승인할 때 반려동물 가구 수요를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반려동물의 구조·보호·피난처 및 필수품 제공의 법적 근거를 명시하고 있다. 반려동물 대피계획이 없는 경우 재난구호 기금 지원이 제한된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2013년 ‘재난 시 반려동물 구호대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2018년에는 환경성이 종합지침인 ‘사람과 반려동물의 재해대책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관리체계를 구체화 하는 한편, ‘동행피난’ 원칙을 명문화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반려동물 보호자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재난 시 대피 권장, 대피소 내 공간 분리 및 케이지 수용 등 세부 실천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김수정 입법조사관은 “정부는 재난대응 매뉴얼에 반려동물 및 가축 등의 대피와 구조 절차를 명문화하고, 행안부와 농식품부, 지자체 등이 협력하여 통합적 대응 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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