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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14발 쏘고 휴전…이란 왜 '생존카드' 택할 수밖에 없었나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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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카드 마땅치 않은 이란, 이스라엘-미국 협공에 핵시설 큰 피해…
호르무즈해협 봉쇄 땐 자충수, '전략적 파트너' 러시아 외면도 작용

24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이스라엘로 발사된 미사일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에서 포착됐다. /로이터=뉴스1

24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이스라엘로 발사된 미사일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에서 포착됐다. /로이터=뉴스1


23일(이하 각 현지시간) 늦은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이 합의됐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란이 24일 국영 언론을 통해 이스라엘과의 휴전 시작을 알렸다. 지난 13일 이란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12일 전쟁'이 급작스런 휴전으로 일단락됐다.

미국 폭격기가 이란의 지하 핵 시설인 포르도 등에 13톤의 벙커버스터(지표면 관통 폭탄)를 투하한 데 대해 24일 이란이 카타르의 미 공군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전에 공격 방침을 미국에 알려 피해가 크지 않았다. 심지어 미군은 이곳을 사전에 비워놓기도 했다. 사실상 이란이 국내 여론을 의식해 면피용으로 '짜고 친' 공격이다.


안으론 무력시위, 밖으론 확전 피하고자 한 이란

이날 이란이 카타르 미군 기지에 쏜 미사일 14발은 미국이 포르도 핵시설에 쏜 벙커버스터 숫자와 일치한다. 전 중동 부국가정보관이었던 조나단 파니코프에 따르면, 이란의 미 공군 기지 공격 수위를 볼 때 하메이니 정권은 안으로는 무력 시위를 통해 체면을 세우면서도 밖으로는 긴장 완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2025년 6월 5일(왼쪽)과 6월 19일(오른쪽)에 촬영된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의 위성사진. 주기됐던 군용기 대부분이 사라진 상태다./AFPBBNews=뉴스1

2025년 6월 5일(왼쪽)과 6월 19일(오른쪽)에 촬영된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의 위성사진. 주기됐던 군용기 대부분이 사라진 상태다./AFPBBNews=뉴스1


2020년 이란 해외군작전 최고사령관이었던 카셈 솔레이마니의 살해 당시 이란의 대응과 흡사하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 미 공군기지에 미사일 12발을 발사해 100명의 미군이 외상성 뇌손상을 입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반격 명령을 하지 않았고 그로써 이란과의 긴장은 완화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들지 않고 휴전 쪽으로 방향을 튼 데는 현실적으로 보복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주효했다.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 후 이미 제공권을 뺏긴 데다 이란 군 핵심 인사들도 줄줄이 사망해 전력에 구멍이 워낙 큰 상황이다.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하마스(가자지구 무장정파) 등 친이란 '저항의 축' 세력도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이며 세력이 크게 약화했다. 여기에 지난 21일 핵시설 3곳에 대한 미국의 공격으로 핵프로그램도 상당 부분 와해됐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 따르면 이란 최대 핵시설 중 하나인 포르도 우라늄 농축장이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란 스스로 이곳으로 석유를 수출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자국 경제에 추가 피해가 생겨 정권 유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란의 체제 전복을 목표로 하지 않고 핵 프로그램 폐기에 주안점을 뒀다는 점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줬다. 결국 이란은 이번에도 제한적 보복을 통해 '생존'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에서 이스라엘 군인과 구조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주거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란의 미사일 공습으로 이스라엘 남부에서 최소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에서 이스라엘 군인과 구조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주거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란의 미사일 공습으로 이스라엘 남부에서 최소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서 도와줬는데... 외면한 푸틴

불과 올해 초 이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러시아가 공격받은 이란을 외면한 것도 휴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열흘이 넘도록 러시아는 특별히 이란을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났지만 미국의 공습이 정당하지 않다고 비난하면서도 정작 군사 지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은 러시아에 새로운 방공 시스템과 핵 에너지 네트워크 복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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