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자해·주먹질 등 AI 분석...발달 장애인 '도전적 행동' 줄인다" [ESG클린리더스]

한국일보
원문보기
SKT "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개발해 보급"
"자해 시 영상 자동 저장, 원격 분석·자문 활용"
"사람 부르려는 뜻, '호출 버튼' 주니 자해 줄어"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케어비아' 운영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케어비아' 운영 모습. SK텔레콤 제공


"자폐성 장애인은 사회적 상호 작용을 통한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인식하고 행동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도전적 행동을 하면 가르쳐줘야 하는데 이를 인지하고 설득하는 게 쉽지 않죠."

김유나 한국ABA행동발달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발달장애는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포괄한다. 이들 장애가 있는 사람은 모두 도전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강박 성향이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ASD)의 경우 더 많이 보일 수 있다.

도전적 행동이란 몸을 움직여 스스로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거나 물건을 파손하는 것 등을 말한다. 이는 장애인 본인은 물론 보호자, 돌봄노동자도 위협한다. 이들이 자신이나 주변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이고 장애인 시설이나 특수 학교의 기물을 부숴 보호자가 손해배상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 같은 행동을 하는 이들의 의사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이들을 설득하거나 야단을 치기도 하지만 이후 도전적 행동이 되레 심해지기도 한다. 더구나 그 양태는 모두 제각각이다. 비슷한 행동이라도 표현하고자 하는 의사의 내용은 다를 수도 있다. SK텔레콤(SKT)이 인공지능(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비전 AI 케어' 개발을 시작해 2024년 9월 말 '케어비아(CareVia)'란 이름으로 공식 출시한 이유다.

"자해에서 눕기까지 모두 잡는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케어비아'가 자해를 포착한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케어비아'가 자해를 포착한 모습. SK텔레콤 제공


케어비아가 찾아내는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은 크게 아홉 가지다. 자해, 쓰러짐, 배회, 달리기, 점프(도약), 발차기, 주먹질, 밀고 당기기, 눕기 등이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AI가 이를 자동으로 알아차리는 방식이다. 이어 해당 행동의 빈도수, 행동 패턴 등 데이터를 생성하고 기록한다.

이는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줄이는 데 실제 효과가 있을까. 앞서 SKT는 2022년부터 서울, 경기, 대전 등 각 지방자치단체의 발달장애인 돌봄 시설과 함께 비전 AI 케어 시범 사업을 했다. 지난해까지 10개 지자체로 대상이 늘어났다. 김선영 의왕시장애인주간보호시설 팀장에 따르면 SKT는 이 시설의 방과 복도에도 비전 AI 케어 박스를 설치한 CCTV 8대를 달았다.


김 팀장은 "이용자(발달장애인)가 누군가를 때리거나 자해 행동을 하면 이를 탐지해 클립 영상으로 (운영 체계에) 자동 저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빨간 점선과 메시지 등으로 도전적 행동을 표시한 클립 영상 파일에는 김 소장과 같은 행동 분석 전문가도 원거리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를 본 김 소장이 "'이런 행동은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런 행동은 몸이 안 좋다는 표현'이라는 등의 소견과 대처 방법을 자문하면 (김 팀장이) 이에 맞춰 비슷한 행동을 할 때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김 소장과 김 팀장은 모두 지난해 의왕시장애인주간보호시설의 한 성인 발달장애인을 이 체계 도입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매일 손으로 자신을 수없이 때리던 A씨의 얼굴은 멍과 상처로 성할 날이 없었다. 팔이 안 굽히게 보호대를 착용하도록 해야 할 정도였다.

비전 AI 케어가 이를 자동 감지해 보낸 영상을 분석한 김 소장은 그 같은 자해가 사람을 부르려는 의사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자문을 받은 김 팀장은 A씨에게 호출 버튼을 주고 버튼을 누를 때마다 사회복지사나 사회복무요원이 가서 놀아주고 칭찬하도록 했다. 이후 그의 도전적 행동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김 소장은 "호출 버튼을 주기 전에는 한 시간에 최대 열여섯 번 정도 자해 행동을 하다가 이후에는 한 시간에 두세 번 정도로 줄었다"고 전했다.


"혁신 기술로 고객의 삶 변화"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케어비아'가 밀고 당기기를 포착한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행동관찰·분석 체계 ‘케어비아'가 밀고 당기기를 포착한 모습. SK텔레콤 제공


하지만 케어비아로 정식 출시한 이 체계에도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김 팀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동작이 큰 도전적 행동은 90% 이상 (클립 영상에) 잡히는 것 같다"면서도 "작은 동작으로 미묘하게 보이는 도전적 행동은 잡아내는 경우가 50% 이하 수준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관찰 대상자의 프라이버시(사생활)권 보호도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SKT는 관찰 대상자와 시설 측의 동의서를 받고 시범 사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술 개발은 당장 수익을 내진 않지만 앞으로 이윤 창출도 기대할 수 있어 지속가능성이 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활동으로도 평가된다. SKT는 케어비아를 통해 모은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거주·사무·작업 환경에서 안전을 향상하는 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SKT 전국 17개 사옥과 서울주택공사의 일부 임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설치한 비전 AI 케어가 그 시작이다.

유영상 SKT 최고경영자(CEO)는 "SKT의 AI 기술이 실제 고객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SKT는 혁신 기술로 글로벌 AI 리더십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기업 이미지(CI).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기업 이미지(CI). SK텔레콤 제공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통일교 특검법 협의
    통일교 특검법 협의
  2. 2캐셔로 이준호
    캐셔로 이준호
  3. 3서서아 세계선수권 우승
    서서아 세계선수권 우승
  4. 4송성문 샌디에이고 계약
    송성문 샌디에이고 계약
  5. 5명태균 김영선 공천 거래
    명태균 김영선 공천 거래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