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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치레용 보복 공격’ 뒤 외교 전환…장기전은 이란 체제에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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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지난 2011년 12월 이란이 벨라야트-90 훈련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지난 2011년 12월 이란이 벨라야트-90 훈련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은 군사침략에 처했다. 착실하게 우리 우리 자신을 방어할 것이다.”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한 다음 날인 23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침략에 대한 대응을 받아야만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도 소셜미디어에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영속적인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교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남용해서 우리를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이란 대통령과 외교장관의 이런 반응은 이란이 어떠한 형태로든지 보복하겠지만, 장기간의 대응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애초 이란이 미국에 대한 직접 공격을 할 때는 외교로 전환할 명분을 쌓는 체면치레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었다. 지난 2020년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라크를 방문하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암살한 뒤 대응과 비슷할 수 있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의 알아사드 미군 공군기지 등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보복 공격을 했다. 하지만, 이라크에 미사일 발사를 미리 고지해, 미군이 피해를 예방하도록 했다. 미국도 이런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응하지 않았다. 양쪽은 약속대련을 한 셈이다.



이번에도 이란은 미국의 핵시설 직접 공습에 대응해 카타르의 미군 기지를 타격했으나 사전에 미국과 카타르에 이를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군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을 장기전의 수렁에 빠뜨리는 것이 최대의 보복이다. 그러나 장기전은 이란 체제를 약화하고 붕괴까지 몰아갈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이란으로서는 중동에서 ‘장기전 수렁’의 효과를 최대한 위협하는 상황을 조성하면서, 자신들의 체면을 살리는 보복 조처를 하고 빠져나오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쪽 간 휴전 가능성은 이스라엘 쪽에서 먼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앞으로 며칠 간의 공격으로 예정한 이란 내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마치고, 군사적 충돌을 종료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관료의 말을 보도했다. 다만 상황은 유동적이며, 이란의 반응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아랍 관료도 이스라엘이 무력 충돌을 끝내려 하고 있으며 이런 뜻이 이란으로 전달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이에 이란 쪽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물러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아랍 관료는 전했다.



보도가 나왔을 당시에는 이스라엘 쪽이 ‘이란이 핵농축을 중단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해 협상과 휴전 가능성에 의문도 제기됐으나, 이란 쪽이 `대응 보복'을 한 뒤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가 이스라엘과 휴전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김지훈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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