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으로 한 유조선이 지나가고 있다. 2018.12.2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로이터=뉴스1 |
관세 관련 미국과의 3차 기술협의를 앞두고 중동 전쟁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주요 해상 교역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현실화하며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2일부터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취임 후 첫 방미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면담을 갖고 미국의 관세 조치 철폐 등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제3차 한미 기술협의가 진행된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실무대표를 맡아 협상에 나선다. 이번 기술협의에서는 대미 협상 태스크포스(TF)와 관계부처가 참석해 한미 양측의 관심사항을 중심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0~22일 워싱턴에서 열린 2차 기술협의에서는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디지털 교역 △경제 안보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중 균형 무역과 경제 안보 분야에서는 에너지 협력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알래스카에서 진행 중인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다. 에너지 수입 확대는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면서도 에너지 수입처를 다변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 역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검토된다.
최근 중동에서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지난 21일 미국의 참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란 의회는 미국의 참전에 반발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아라비아 반도와 이란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에서 대양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통로다. 페르시아 만에 있는 산유국들의 주요 수출경로이기도 하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원유 거래량의 27%, 액화천연가스(LNG) 거래량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길이 막힐 경우 일일 글로벌 원유 수요의 17%에 해당하는 약 1700만 배럴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다. 국제 유가가 급등할 뿐 아니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중동 전쟁의 영향권에 있는 카타르는 우리나라의 주요 천연가스 수입국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카타르에서 888만톤의 원유를 수입했다. 금액으로는 66억달러(약 9조원) 어치다.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의 19%를 차지하며 호주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약 20% 정도의 천연가스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는 셈이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동 지역에서 갈등 확산은 자국 에너지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도 마찬가지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1300㎞ 길이의 가스관을 통해 남측 앵커리지로 옮긴 뒤 이를 LNG로 전환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 입장에서는 태평양을 통해 바로 수입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수입 경로가 생기게 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산 LNG는 주로 한국과 인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로 흘러가는데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협상 중인 국가들"이라며 "불안정해진 에너지 안보는 알래스카 사업 투자 등 미국의 에너지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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