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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 베이조스와 잡스의 항해법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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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가치 중시한 베이조스
자기 성공도 혁신 파괴한 잡스
최고 항해술은 닻과 돛의 조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상은 우리에게 쉴 새 없이 조언한다. 인공지능(AI)을 배워야 뒤처지지 않고, 'N잡은 필수다' 등의 이야기다. 발 빠른 환경 변화와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서 '나만 제자리에 멈춰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초조함과 막막함이 밀려온다.

방향을 잃기 쉬운 시대, 우리는 어디에서 나만의 기준과 좌표를 찾아야 할까. 시대를 앞서간 두 혁신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건네는 서로 다른 나침반을 떠올려본다.

먼저 베이조스는 '인생의 닻'을 어디에 내려야 할지 일러준다. 그는 사업의 핵심을 늘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찾았다. 고객들이 더 싼 가격과 더 빠른 배송, 더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거라 확신했다. 회의 때마다 '고객'의 자리로 빈 의자를 놓아둔 일화는 유명하다. 모든 결정의 중심에 변치 않는 가치인 '고객'을 둔다는 상징적인 장치였다. 이 '고객 집착' 신념으로 밀어붙인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는 오늘날 아마존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 지혜는 우리 삶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10년 후에도 나라는 사람을 빛나게 할 가치는 무엇일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시대가 변해도 인정받는 성실함과 정직함, 동료와의 깊은 신뢰, 그리고 꾸준한 배움을 통해 다져진 문제 해결 능력 같은 게 떠오른다. 이런 내면의 가치와 맞물려 축적한 역량이야말로 거친 세상의 파도 속에서 나를 굳건히 지켜줄 '인생의 닻'이 될 것이다.

반면 스티브 잡스는 '민첩한 돛'을 펼치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기에 장기 계획은 무의미하다"며 눈앞의 변화와 기회에 집중해야 하고 '실행'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팟이 애플의 주력 상품으로 큰 성공을 거두던 시절, 그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휴대폰 시장의 거대한 파도를 읽어 '아이폰'이라는 배에 과감히 올라탔다. 이는 자신의 성공작을 스스로 무너뜨린 '파괴적 혁신'의 대표 사례다. 내부의 수많은 반대에도 변화의 흐름을 직감하고 과감히 실행에 옮겨 더 큰 혁신을 이뤄냈다.

잡스의 방식은 변화 앞에서 유연하게 방향을 트는 지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앞으로 2, 3년 안에 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더듬이를 세우고 챙겨봐야 할 질문이다. 요즘 화두인 인공지능은 어떤가.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내 일에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관련 유튜브 영상이라도 찾아보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 걸음 더 나아가 무료 AI 도구로 회의록을 요약해보는 작은 시도가 우리를 도태되지 않고 계속 성장하게 만드는 '민첩한 돛'의 역할을 할 것이다.


결국 최고의 항해술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에 있을 것이다. 닻은 거친 풍랑을 피해 잠시 머물며 재정비할 수 있는 항구를, 돛은 변화의 바람을 타고 새로운 목적지로 나아갈 동력을 제공한다. 하나만으로는 온전한 항해가 어렵다. 자신만의 변치 않는 가치와 원칙이라는 '닻'을 단단히 내린 사람만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때 흔들림 없이 '돛'을 펼쳐 새로운 기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 나의 배는 어떤 모습인가. 인생의 든든한 닻을 내리는 동시에, 변화의 바람을 타고 나아갈 돛을 점검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김경달 더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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