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한성숙…李정부 요직에 네이버

실용주의 인사에 IT업계 반색…주가도 급등

국내 대표적인 토종 플랫폼인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이재명 정부 요직에 배치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이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을 맡은 데 이어 한성숙 전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내정됐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으로…하정우 시너지 기대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지명했다. 1967년생인 한 후보자는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1989년 민컴에 입사했고, 월간PC라인 기자로 생활했다. 1997년 엠파스의 창업멤버로 합류해 검색사업본부장을 맡았다.

2007년 네이버(당시 NHN)에 합류한 후 검색품질센터장, 서비스본부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대표직에 올랐다. 재직 중 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통해 해외 이용자 확대에 나섰으며, 커머스와 콘텐츠 전반에 걸친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2021년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계기로 네이버 조직문화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이듬해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한 후보자는 이후 약 3년간 유럽사업개발대표를 맡았으며, 임기만료에 따라 퇴임한 후 네이버 고문직에 위촉됐다.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중기부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하정우 수석에 이어 또다시 네이버 인사가 중책에 오르게 된다. 한 후보자가 네이버 대표로 재직 중이던 당시 하 수석이 AI랩 연구소장을 맡았던 만큼 높은 시너지도 기대해볼 만하다.

네이버 주가 또 올라…플랫폼 규제완화 ·AI 기대감

정보기술(IT)업계는 네이버를 기롯한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정부 기조가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반 '플랫폼 자율규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플랫폼 사업자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이어갔다. 구글을 비롯한 해외기업은 사각지대에 있다보니 토종기업만 역차별을 받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에는 새 정부가 강력한 규제보다는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규제가 완화되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핵심 기조로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하 수석, 한 후보자와 같이 민간 출신 전문가를 중용한다는 점도 후한 점수를 받는 대목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의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인 만큼 더 현실적인 정책을 낼 것으로 기대하다"고 말했다.

하 수석과 한 후보자를 배출한 네이버에 대한 시장의 눈도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는 새 정부가 추진 중인 AI 정책 수혜를 직간접적으로 입을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네이버 주가는 직전거래일대비 7.61%(2만500원) 오른 29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네이버의 광고, 커머스, AI, 핀테크 사업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수혜와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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