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체내 온도를 상승시켜 암을 치료하는 고주파 온열치료가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암 덩어리 괴사에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국내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백영미 기자) 2025.06.22. photo@newsis.com. |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체내 온도를 상승시켜 암을 치료하는 고주파 온열치료가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암 덩어리 괴사에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국내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바이러스연구연합(IVRA) 조직위원회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5층에서 '제8회 IVRA 2025 국제 의료 컨퍼런스'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암 온열치료 최신 임상 연구 성과와 사례 등을 공유했다.
온열치료란 40도 이상의 열을 몸 속 깊숙히 전달해 정상세포를 제외한 종양세포만 손상시키는 치료법이다. 정상세포는 44도 이상의 열부터 타격을 받지만, 악성종양은 40~43도에서 괴사가 일어난다.
이날 장홍석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전이성 복부 림프절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용 고주파 온열기 '리미션'을 활용한 고온 온열치료 또는 저온에서 중간 용량의 방사선 치료 중 발생하는 종양의 변화를 평가한 결과 온열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9년 1월부터 2022년 3월 말까지 고온 온열치료 환자 20명과 방사선 단독 치료 환자 20명 등 환자 총 4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 이미지를 수집했다. 이후 치료 전후 종양 괴사의 변화를 관찰하는 지표(Hounsfield Unit·HU)값의 변화를 비교해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고온 온열치료 그룹은 치료 후 평균 HU 값이 9.05%(-8.47HU) 낮아져 58.95였고, 방사선 치료는 0.57% 감소(-0.41HU)해 71.42였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플러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장 교수는 "다른 치료가 효과가 없는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온열치료 데이터를 6년 정도 모아 연구했다"면서 "온열치료를 시행하면 암 덩어리 괴사가 훨씬 더 빨리 일어나 방사선 치료보다 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10년간 발표된 온열치료 관련 논문을 보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면서도 "다만 암종이 다양한 만큼 훨씬 더 방대한 데이터가 모아져야 온열치료 효과를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온열치료는 신체의 면역력을 상승시키고 신진대사 촉진, 진통작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환자 임상 데이터 축적에 필요한 다학제 진료(여러과 간 협진)가 아직 활성화돼 있지 않고, 의료기관 간 온열치료 관련 데이터 공유에 필요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기도 까다로워서다.
이날 유승모 예산명지병원 병원장은 실제 간암·폐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시행한 고주파 온열치료 효과를 소개했다. 또 암이 진단되면 병기에 따라 치료를 시작하는 기존 방식에서 암 발병 전 온열치료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암 치료 방식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3개월 가량 시한부 선고를 받고 온 말기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2년 이상 생존해 있고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간암·폐암환자 같은 경우 직접 호전된 사례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암은 내시경, 초음파, CT, MRI 등으로 병기가 진단되면 치료에 들어가지만, 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혈액 내 헤모글로빈·알부민·혈소판·림프구 수치, 암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을 통해 암을 조기 발견해 온열 치료로 예후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리미션 개발사 아디포랩스 한성호 대표는 고주파 암 치료장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버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현재 대부분은 국내 요양병원에서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화상이나 근육 손상 부작용 없이 체온을 안정적으로 42도까지 올릴 수 있다. 향후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암 예방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세계적 암 치료 권위자인 김의신 미국 텍사스대학 ‘MD앤더슨 암센터' 종신교수는 암은 진화를 거듭해 완치가 어려운 만큼 온열치료를 적절히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암은 전신에 발병 하다보니 독성이 심한 항암 치료를 계속할 수 없고, 표적치료도 한계가 있다"면서 "온열치료 만으로 암을 고칠 수는 없지만, 암의 증식을 제한할 수 있고 면역성을 높여 부작용이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적절히 잘 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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