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건 아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꾸준히 뛰고 있다. 박지환은 2군에 내려간 뒤 퓨처스리그 26경기에 나가 타율 0.309, 1홈런, 11타점, 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6을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타고 성향이 도드라지는 퓨처스리그에서 아주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팀의 기대치와 팀 내야의 펑크 상황을 생각하면 한 번쯤 콜업을 고려할 만 했다. 하지만 SSG는 박지환 대신 다른 선수를 선택하곤 했다.
이유가 있다. 박지환을 1군 전력과 구상에서 배제한 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더 절실하게 완성을 기다리고 있다. 박지환을 내려 보내면서 조금 더 멀리 내다보기로 했고 인내하며 그 초심을 붙잡고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이 2군행 당시 직접 박지환과 면담을 했다. 선수의 의견을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용 방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 선수와 면담, 내부 논의 끝에 당장보다는 후반기와 그 이후를 바라보고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는 박지환을 풀타임 선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3루에 최정, 유격수에 박성한이 있으니 일단은 이 포지션의 백업 선수로 활용하고 우익수로도 세워 최대한 출전 시간을 채워주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외야 수비 훈련도 병행했다. 이렇게 여러 포지션을 두루 보게 하면 꼭 주전이 아니더라도 많은 출전 시간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박지환도 구단의 생각에 고마워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보고는 계속 들어가고 있다. 이 감독은 5월 말 당시 “박지환의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실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 남들보다 벌크업이 쉽지 않은 유형인데 앞으로 계속 힘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퓨처스팀으로부터 보고도 매번 받는다. 김재현 SSG 단장 또한 박지환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보고도 받는 것도 모자라 직접 찾아가 면담도 한다.
김 단장은 22일 “(데이터적인) 수치도 좋아지고, 몸도 좋아졌다. 멘탈도 많이 회복됐다”고 했다. 박지환은 올해 최정의 부상 때문에 생각보다 3루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 시기에 실책이 많이 나오며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선수 스스로 외야 수비에 조금 더 의중을 두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악몽이 어느 정도 잊힌 상황이다. 웨이트트레이닝 등 몸 만들기에 주력하면서 경기도 나가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고 있다.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지만 의욕을 가지고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김 단장은 “3루에서 갑자기 많이 뛰게 된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실책이 자주 나오고, 방망이도 안 맞으면서 비판도 받으니 힘들어 한 부분이 있었다. 아직 어린 선수라 감정 기복은 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계속 지켜보고 있고 면담도 하고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다만 나름의 기준점에 도달하면 어느 시점에서는 1군에 올라와 테스트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이 감독도 몸이 좋아지면서 올해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로 활약하고 있는 안현민(KT)의 예를 들며 “그렇게 하려고 지금 프로젝트를 하며 놔두고 있는 것이다. 본 사람들은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지금 경기를 하고 연습만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따로 내서 먹는 것부터, 웨이트트레이닝부터 하고 있다. 경기도 계속 뛰는 게 아니라 세이브를 해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달라진 모습으로 1군에 올 박지환의 모습을 고대했다. 미래 10년을 준비할 양식을 쌓을 수 있다면, 길게 봤을 때는 지금 2~3달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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