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습에 시장 변동성 우려 ‘쑥’…금융지주들, 비상 대응 체계 돌입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는 물론, 일제히 비상 대응 체계 점검에 나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KB·신한·우리·하나) 금융지주들은 이날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임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원·달러 환율 상승, 주가지수 하락 등 국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차분히 담당 업무에 전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그룹의 ▷유동성 ▷자산 건전성 ▷자본 비율 등을 수시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정부 대응에 신속하고 차질 없이 협조할 것,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수출·내수 기업을 긴급 지원할 것 등도 지시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3일 오전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주재로 긴급 임원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지주 임원과 계열사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외환·자금시장 등의 유동성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응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룹과 자회사별 리서치 조직의 거시경제 분석에 기반한 경기 진단과 그에 따른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향후 실물 경제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유동성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금융의 원활한 자금 공급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조달금리 상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다.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관계사마다 매일 자산 증감 모니터링 등으로 특이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향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더 확대된다면 유동성 확보, 실물 경제 지원 등에 나설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이날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비상대응반 회의에 참석했다. 금융위 역시 다음 날인 23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주재로 중동 정세 관련 긴급회의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 이후 부서 차원에서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