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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중동 미군기지 공격?…이란 보복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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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지난 2011년 12월 이란이 벨라야트-90 훈련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지난 2011년 12월 이란이 벨라야트-90 훈련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포르도 등의 핵 시설을 폭격함에 따라, 이란의 보복 공격도 시작됐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22일(현지시각) 텔레그램에서 “오늘 아침의 사건들은 충격적이고 수치스럽고, 영속적인 후과를 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에 의한 “극히 위험하고, 불법적이며, 범죄 행위”에 모든 유엔 회원국은 우려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유엔헌장, 국제법,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대한 “중대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지역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두차례에 걸쳐 미사일 27발을 쐈으며 10여곳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최소 86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보건부는 전했다.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중동 내 미군기지를 거론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성명에서는 “역내 미군기지의 개수, 분포, 규모는 강점이 아니라 취약점”이라며 “(미국이) 이해할 수 없는 옵션들을 사용”해 “침략자들이 유감스러운 대응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뒤 미국의 군사개입을 금지선(레드라인)으로 설정해왔다. “미국이 군사개입에 나선다면, 미국이 입을 피해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18일 발언은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이란은 미국이 가담할 경우 “(중동 내) 미국의 모든 (군사)기지는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고, 우리는 대담하게 그것들을 목표로 삼을 것”(이란 국방장관, 11일)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란은 2020년 1월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미사일로 암살하자, 이라크 내 아사드 기지 등 미군 주둔지에 미사일 16발을 발사해 보복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의 공습 직후 방송에서 앵커가 ‘이란의 사정거리 안에’라고 쓰인 미군 주둔지 그래픽을 보여주며 “이제 모든 미국 시민과 미군은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2020년 1월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미사일로 암살하자, 이라크 내 알아사드 기지 등 미군 주둔지에 미사일 16발을 발사해 보복했다. 지난 2024년 1월에는 요르단 타나프 인근의 미군 전진 초소인 타워22에 드론 공격이 가해져, 3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미군의 카불 철수 이후 미군으로서는 최악의 피해였다.



현재 중동에는 4만명 이상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중부사령부 전진 지휘소가 있는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최대 1만명 내외가 주둔할 수 있다. 바레인에는 해군 5함대 기지가 있고, 8300여명의 미 해군이 주둔하고 있다. 쿠웨이트의 부엘링기지 및 알리 알사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알다프라 공군지기 등이 있다.



이란은 지난주 들어서 카타르에 페르시아만 지역의 미군 기지들은 미국의 대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합법적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란의 직접 공격보다는 이란 후원하는 무장 세력들의 공격이 더욱 위협적이다.



이라크 내 이란 지원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아부 알리 알아스카리는 지난 20일 성명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개입할 경우,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들이 보복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작전 계획이 수립됐다”며 “미군 기지들은 오리 사냥터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중에 있는 미국 항공기를 기다리는 예상치 못한 충격”도 거론해, 지대공 미사일, 드론, 사이버전 등 다양한 비대칭 전력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란 쪽의 이런 군사적 위협은 그 자체로는 중동 지역 미군에 큰 의미가 없다. 큰 피해를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의 공격은 미군에 큰 부담뿐만 아니라 해당국에도 큰 피해를 자아낸다. 미군이 공격받으면 미국으로서는 이에 상응하는 공격을 이란에 가해야 하고, 이는 확전으로 치닫게 된다. 미국의 대사관과 영사관 등의 시설도 대상이 된다. 미국은 이미 이라크와 이스라엘에 있는 외교 공관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인력들을 소개했다.



미국으로서는 후티 반군도 문제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참전을 선언한 후티 반군은 이날 이란에 대한 공격이 멈출 때까지 “분쟁 규모를 확대”한다며 홍해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다시 군사활동을 확장하면 미국은 군사력을 이쪽에도 투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멘의 후티 반군이 문제이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참전을 선언해 놓은 상태이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다시 군사활동을 확장하면, 미국은 군사력을 이쪽에도 투입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 5월6일 오만의 중재로 후티 반군과 휴전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도 후티 반군의 실체를 인정하고, 그 군사적 영향력을 인정한 것이다.



이란으로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페르시아만에서 군사작전이라는 강력한 카드가 있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6분의 1, 가스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설치 등으로 세계 경제를 공황 상태로 빠뜨릴 수 있다. 실제 이란 의회는 이날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이란 국영 프레스티브이를 인용해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 내릴 것”이라는 의회 국가안보위원장 에스마일 쿠사리의 말을 보도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아부 알리 알아스카리도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봉쇄, 홍해 연안 석유 항만의 마비 등 중동 전체의 전략적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조치도 언급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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