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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청구서’에 美日안보회의 취소… 스페인도 반발

조선일보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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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향한 국방비 증액 압박에 일본과 스페인 등 주요 동맹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은 미일 외교·국방 장관(2+2) 회의를 전격 취소했고, 스페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국방비 목표 합의에서 이탈을 시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반발해 7월 1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미일 2+2 회의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에서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 차관이 최근 일본 측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를 기존 요구인 3%보다 더 높은 3.5%로 올리라고 요구했다.

콜비 차관은 이미 지난 3월 청문회에서 일본이 추진 중인 2027년도 GDP 2% 방위비 증액 계획은 “명백하게 불충분하다”고 비판한 바 있으며, 일본 측은 당시 “방위비는 일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조잡한 논의를 할 생각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본은 현재 GDP의 1.8% 수준인 방위비를 2027년까지 2%로 증액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이 추가로 3.5%를 요구하자 일본 정부 내 반발이 급격히 고조됐다. FT는 일본이 오는 7월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회의를 취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일 2+2 회의로 의미가 컸던 이번 회의가 취소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3.5% 증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고, 선거 전 민감한 외교 현안을 피하려 했다고 해설했다.

미국의 국방비 증액 압박은 일본뿐 아니라 유럽 동맹국 전반에도 이어지고 있다. 나토는 오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나, ‘GDP의 5%’라는 새로운 국방비 목표 합의를 앞두고 스페인이 공개 반대에 나서며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AFP와 AP에 따르면, 나토 32개국 대사들은 20일 브뤼셀 본부에서 최종 합의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전날 뤼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GDP 5% 목표는 불합리하며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스페인을 합의서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스페인은 현재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1.24%로 회원국 중 가장 낮으며, 올해 말이 돼야 2% 기준선을 처음 넘어설 전망이다. 나토 내부에서는 스페인의 공개 반대가 눈치만 보던 다른 회원국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합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벨기에, 캐나다, 프랑스 등도 5% 목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에게 방위비를 GDP 대비 5%까지 증액하지 않으면 집단방위조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경고해 왔다. 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직접 국방비 3.5%, 간접적 안보 관련 지출 1.5%를 합산해 5% 목표를 설정하는 절충안을 제안했으나, 이에 대한 회원국 간 합의도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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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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