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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詩의 뜨락]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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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풀벌레가 운다

오늘 이 밤에는

풀벌레 소리가

전경(全景)

내 만면(滿面)에도

풀벌레 소리


한 소리의

언덕

골짜기


한 소리의

여름밤

돗자리로 펴놓고


모기장으로 쳐놓고

거기에

빈 쭉정이 같은

내가

내 그림자가

일렁일렁한다

-시집 ‘풀의 탄생’(문학동네) 수록

●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아침은 생각한다’ 등 발표.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박인환상, 무산문화대상 등 수상.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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