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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잇(IT)스토리] 거세진 韓 고정밀 지도 반출 요청…美 빅테크 속내는

아주경제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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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5000대1 축척의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요청
지도 서비스 고도화 목적…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확장 가능성
"지도 데이터 단순 길찾기 도구 아냐…AI 시대 디지털 산업의 핵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구글에 이어 애플 역시 5000대 1 축적의 국내 고정밀 지도를 요청하며 단순 지도 서비스 개선이 아닌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 먹거리 산업인 모빌리티·스마트시티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최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 5000대 1 축척의 국내 고정밀 지도를 해외로 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글 신청에 대한 심사는 오는 8월까지고, 지난 16일 신청서를 제출한 애플에 대해선 9월 중 답변을 줘야 한다.

현행법상 국내 5000대 1 축척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구글은 2011년과 2016년, 애플은 2023년 한국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했으나 우리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불허한 바 있다.

이들 요청의 표면적 이유는 지도와 관련된 서비스 개선이다.

구글은 국내에서 구글맵의 '길찾기'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길찾기 서비스는 국내에서 이용할 수 없다. 5000대1 축척의 지도 데이터가 없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구글 측은 주장한다.

현재 구글은 2만5000대 1 축척의 공개 지도 데이터에 항공사진, 위성사진 등을 결합해 국내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SK텔레콤으로부터 받은 5000대 1 축척의 국내 정밀 데이터를 사용해 주요 위치 정보(POI)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 역시 기기 위치를 추적·관리하는 기능인 '나의 찾기', 애플 카플레이에 내장된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공간 정보 산업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기존 지도보다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어, 자율주행을 비롯해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로 확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고정밀 지도의 경제적 가치가 현재 약 342조원이며, 2030년에는 796조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구글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온·오프라인 연계(O2O) 등 주요 첨단 산업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특히 구글맵은 월간 이용자 10억명에 달하는 전세계 1위 서비스로, 영향력이 큰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고정밀 지도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면 국내 지도앱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정밀 지도 데이터를 내준 프랑스, 일본, 호주 등에선 자국 기업의 서비스가 구글 지도에 밀려 시장 경쟁력을 잃어버린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모 교수는 "구글 지도 사용자 수가 20억명인 데 반해, 네이버 지도의 사용자 수는 3000만명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고정밀 지도가 반출되면 국내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도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길 찾기 도구가 아니라, AI 시대의 디지털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기반”이며 “정보 주권을 지키는 일이 곧 국가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박진영 기자 sunlight@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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