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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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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아무튼, 레터]
올여름에는 예년보다 일찍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여름에는 예년보다 일찍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깃불도 없고 전자모기향도 없었던 그 옛날, 어둠 속에서 활개 치는 모기는 얼마나 성가시고 무서운 존재였을까요. 다산 정약용은 ‘증문(憎蚊)’이란 시조를 썼습니다. ‘모기를 미워하다’는 건데, 이런 내용입니다. “맹호(猛虎)가 울 밑에서 으르렁대도/ 나는 코 골며 잠잘 수 있고/ 긴 뱀이 처마 끝에 걸려 있어도/ 누워서 꿈틀대는 꼴 볼 수 있지만/ 모기 한 마리 왱 하고 귓가를 울리면/ 기가 질려 속이 타고 간담이 서늘하다네….”

새벽 2시쯤이었습니다. 귓가를 스치는 ‘왱’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깼습니다. 모기였습니다. 올해는 모기가 작년보다 일찍 기승을 부린다고 하더니 이번 주 들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불을 켰습니다. 아뿔싸. 오른쪽 손등이 부풀어 올라 있습니다. 간지러운데 긁지는 못하겠고, 약을 발라도 물린 부위는 가라앉지 않습니다. 건강검진 센터에서 청력검사 받을 때보다 더 집중해서 귀를 쫑긋하지만 모기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거실로 나간 걸까. 그럴 리가 없습니다. 먹잇감을 놔두고 어딜 가겠습니까. 모기와 한참을 숨바꼭질한 끝에 마침내 체포하고 밤잠을 설치게 한 죄를 물었습니다.

모기를 잡고 다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실은 잠들기 전부터 머릿속이 걱정으로 한가득이었습니다. 새로 맡은 ‘아무튼, 주말’ 어떻게 잘 만들어 나갈까. 다음 주 1면에는 뭐를 쓰지? 2면은 1면에서 이어지는 기사로 상당 부분 채운다고 치고. 3면은? 4면은? 5면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한숨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기’와 ‘걱정’은 비슷한 점이 많네요. 불쑥 나타나는 불청객이라는 거. 끈질기게, 지긋지긋하게 사람을 괴롭힌다는 거. 하지만,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가도 때가 되면 결국 사라진다는 점도 닮았습니다.

이번 주 ‘아무튼, 주말’ 1면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인 한국 주짓수 시초 존 프랭클 사범의 말을 조금 응용하면, 모기한테 며칠 연이어 물렸다고 해서 패배하는 건 아닙니다. 모기는 사람보다 수명이 훨씬 짧을뿐더러 현대인에게는 모기를 퇴치할 무기도 많습니다. 다음 주도, 다다음 주도 ‘아무튼, 주말’은 알찬 내용으로 채워질 겁니다. 앞으로도 계속 핫한 인물과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보고 화제의 현장을 찾아가 독자들께서 주말에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얘깃거리를 듬뿍 준비할 거거든요. 감사합니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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