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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푹빠진 MZ "필카 사진찍고 찻집가요"

매일경제 김송현 기자(kim.songhy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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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도 다 같은 게 아니에요. 매일 꽃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고, 동네 사우나를 다니는 엄마 아빠의 '지금' 일상이 참 편안하고 여유로워 보여서 좋아요."

부모 세대의 일상과 취향을 낡고 촌스러운 게 아닌 '힙한' 문화로 재해석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패션이나 물건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현재 부모 세대의 일상을 함께 즐긴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세대 간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수한 화초, 고즈넉한 풍경 사진이 인스타그램 등 2030세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달아 게시되고 있다.

오래된 필름 카메라로 찍은 들꽃과 골목을 배경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같은 감성적인 글귀가 중년이 아닌 20대 대학생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 중인 박은지 씨(22)는 1994년식 필름 카메라를 들고 주말마다 어머니와 동네 산책길을 촬영한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또래 친구들에게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마구 올라왔다. 박씨는 "흔한 셀카나 유명한 소품 사진보다 꽃이나 하늘처럼 부모님도 좋아할 법한 사진이 더 정감이 가고 좋다"며 "어머니께 보여드리니 '내 취향이 힙하냐'며 웃으시더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변화도 눈에 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3번 출구는 금요일 밤이 되면 젊은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로 가득하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의 단골들만 찾던 골목이었지만 노상(路上) 문화를 즐기고 싶은 직장인과 대학생이 늘어나며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직장인 김주환 씨(25)는 "회사 동기들과 매달 서울과 근교의 노포 백숙집을 찾아다닌다"며 "식사 후에는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근처의 찻집을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촌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자꾸 찾게 된다"며 웃어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행이 세대 간 이해도를 높이고 화합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목욕탕에 가거나 차를 마시는 등 어디서든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서로 가까워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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