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동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하스는 2020년 142경기에서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경력이 있다. KBO리그 통산 728경기에서 터뜨린 홈런만 173개, 타점은 553개다. 리그 역사상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타이론 우즈·174개) 경신이 확실시된다. 일본에서는 실패했지만, 2024년 팀에 돌아와 144경기에서 타율 0.329, 32홈런, 112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견이 없는 재계약 대상자였다. 총액 180만 달러에 계약했다.
쿠에바스 또한 KBO리그 통산 146경기에서 55승42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KT 외국인 투수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의 파트너는 거의 매년 바뀌었지만, 쿠에바스만은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2021년 팀의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것은 여전히 많은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지난해에는 31경기에서 7승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그래도 이만한 투수를 확실하게 대체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30대 중반에 이르렀고, 올 시즌 나란히 부진하며 KT의 속을 태우고 있다. 원래 있던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을 할 때 하나의 효과는 어느 정도 계산을 세운 채 시즌 구상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표본이 충분히 많기에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내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합쳐 연봉만 45억 원에 이르는 두 선수의 성적이 치명적인 계산 오류를 일으키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KT로서는 속이 타는 지점이다.
로하스 또한 시즌 73경기에서 타율 0.251, 9홈런, 32타점, OPS 0.757에 머물고 있다. 리그 평균보다 조금 좋은 득점생산력이다. 여기에 수비까지 흔들린다. 로하스에게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이 정도 공·수 기여도는 국내 선수들로 대체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자니 두 선수에게 투자한 연봉이 너무 많고, 게다가 아직은 확실한 대안도 찾지 못한 상태다. 일단 두 선수가 반등해 후반기부터는 자기 성적을 내주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강철 KT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도 두 선수의 기를 살리고, 확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잘하면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울 수 있는 선수들임은 분명하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179까지 떨어진 로하스도 일단 선발 명단에 넣으며 반등을 기다리고 있다. 타격감이 너무 떨어져 당초 19일 광주 KIA전 선발 명단에서도 제외할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날 상대 선발인 아담 올러와 전적이 좋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투입했다. 최대한 확률이 높은 경기에 넣어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것이다. 두 선수가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며 장수 외국인 선수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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