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쿠팡은 ‘배송’을 강조하는 만큼 AI 물류 혁신에 집중한다. 신선 식품을 포함한 수백만 개의 상품을 단 몇 시간 만에 전국으로 배송할 수 있는 것도 AI 자동화 덕이다. 물류센터의 무인운반로봇(AGV)도 이러한 기술 도입의 산물이다. AGV는 평균 2분 안에 수백 개의 상품을 작업대로 운반해준다. 그 결과, 직원들의 전체 업무량의 약 65%가 줄었다.
AI는 인력 배치나 최적의 업무 할당에도 쓰인다. 각 배송 캠프별로 도착한 물량과 출근 인원 등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일을 할당한다. 물류센터별 출근 직원 수와 처리 가능한 주문량을 실시간 계산해 하루 동안 처리할 수 있는 주문량을 파악한다. 만약 기존에 배정된 주문량이 해당 물류센터가 수용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하면, 주문 일부를 다른 센터로 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에도 쿠팡은 AI 물류혁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 5월 박대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쿠팡은 “이번 인사를 통해 AI 물류혁신 기반의 전국 ‘쿠세권’ 확장과 소상공인 판로를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로켓배송이 시작될 때부터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 온 주역이다. 쿠팡은 3년간 물류 인프라 확충에 3조원 이상 대규모 신규투자를 통해 ‘전국민 100% 무료 로켓배송’ 추진이라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네이버 커머스의 초점은 ‘생태계’ 강화다. 그 바탕에는 네이버라는 포털이 수년간 쌓아온 풍부한 데이터와 하이퍼클로바 X가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만의 콘텐츠와 데이터를 검색뿐 아니라 발견과 탐색, 쇼핑과 플레이스 등으로 연결하며, AI가 대체할 수 없는 생태계 기반의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네이버가 갖춘 검색,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콘텐츠는 이용자가 커머스 생태계에 머물 수 있도록 시너지를 일으킨다. 각 분야의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해 AI 추천 기술이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연결성 있는 추천을 해준다.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검색한 내용과 관련된 상품이 바로 추천으로 뜨는 식이다. 특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탐색이 활발한 이용자일수록 더욱 정교한 추천을 받는다.
판매자 생태계도 AI를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판매자 사업 단계에 따라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맞춤 추천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기반을 다진 판매자들이 다시금 네이버 안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성장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판매자가 새싹이나 파워 등급으로 승급하면, 네이버는 각 등급에 해당하는 성장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판매자는 이를 AI 마케팅이나 데이터 분석 등 필요한 커머스 솔루션에 사용하거나, 비즈머니로 전환해 검색 광고를 할 수 있다.
네이버의 AI 생태계는 고객과 판매자를 정교하게 엮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고객은 실시간 추천을 통해 적합한 판매자를 찾아 단골 이용자가 된다. 판매자는 AI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한다. 네이버는 올해에도 이같은 기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Action Summit(액션 서밋)’에서 “네이버가 만들고 있는 AI는 이용자와 창작자, 판매자를 더 섬세하게 연결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쿠팡의 경우 핵심은 ‘직매입’이다 보니 상품 재고관리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상품이 물류 창고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빠르게 추천하는 기술이 발달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이커머스 승부는 AI 내재화를 통한 수익 개선에 달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소비자에게 AI 기술이 체감되는 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라며 “네이버와 쿠팡이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는 영역은 동시에 서로의 약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네이버는 추천 시스템을, 쿠팡은 검색 시스템을 강화해갈 것”이라며 “결과적으론 검색엔진최적화(SEO) 같은 내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무신사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등도 AI를 활용해 이커머스 입지를 강화하려고 잰걸음이다. 무신사는 지난 3월 파트너 성장 솔루션 일환으로 전체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AI 상품 광고’ 서비스를 론칭했다.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3년 이내 전체 임직원의 40% 이상을 테크 인력으로 구성할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AI를 활용해 배민B마트와 장보기쇼핑 등의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지금도 AI 배차 추천 기술, 개인화된 AI 추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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