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경상수지 흑자 '역대 최대'…"올해부터 점차 줄어들 것"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경상수지 흑자가 1100억달러를 웃돌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중국 경상수지는 역대 2위 규모의 적자를 냈다.

한국은행은 관세정책 영향으로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흑자 기조는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대중국 경상수지 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 차별화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이 20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328억2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은 커졌다.

국가별로는 대미 경상수지가 1182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전년(+877억6000만달러)에 비해 흑자 규모를 키우며 4년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가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해 대미 상품수지 흑자(1089억9000만달러)와 상품수출(1818억달러) 규모도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배당수입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도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역대 1위다.

향후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김성준 한은 경제통계1국 국제수지팀장은 "관세정책의 영향이 하반기부터 크게 나타나면서 올해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작년보다 줄어들고, 내년엔 더 큰 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중 경상수지는 290억4000만달러 적자다. 3년 연속 적자 흐름이다. 전년(-292억5000만달러)보다는 소폭 적자 규모가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늘었지만, 화공품과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줄었다. 대중 경상수지와 상품수지 적자는 모두 역대 2위 규모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감소로 흑자폭을 줄였다.

김 팀장은 "중국의 내수부진과 중간재 자체 생산 능력이 늘어난 점이 대중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통산갈등은 대중 수출의 감소 요인, 중국의 내수 부양정책은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1~5월 흐름은 작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한국은행

대일본 경상수지는 127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157억7000만달러) 대비 적자 규모가 줄었다. 상품수지(-82억5000만달러)는 석유제품 수출 증가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적자폭을 키웠다. '엔저효과'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진 영향이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경상수지는 170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58억5000만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늘었다. 선박과 정보통신기기 수출이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입 증가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동남아시아에 대한 경상수지는 565억2000만달러 흑자다. 반도체 수출 증가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확대됐다. 대중동 경상수지는 690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내리면서 원자재 수입이 줄어 전년(-735억달러) 대비 적자 규모가 개선됐다.

한편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485억9000만달러로 전년(321억7000만달러)에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됐다. 미국 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EU에 대한 투자도 증가 전환했다.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는 152억3000만달러 전년(190억4000만달러) 대비 규모가 줄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722억5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219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내국인 해외증권투자는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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