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김도영에 못지않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올해 등장했다. KT의 히트 상품을 넘어 이제는 리그가 주목하는 젊은 타자로 성장한 안현민(22·KT)이 그 주인공이다. 안현민은 19일까지 44경기에서 타율 0.340, 13홈런, 43타점, OPS 1.095를 기록 중이다. 도루는 김도영이 훨씬 더 많지만, 첫 44경기 구간만 비교하면 김도영의 OPS보다는 안현민이 더 높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더 투고 성향이라 이를 조정한 공격 생산력은 안현민의 확실한 우위다.
안현민의 경우는 시즌 시작부터 주전이 아니었기에 아직 규정타석에는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상만 없다면 꾸준하게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전망이고, 그렇다면 후반기 어느 시점에는 규정타석에 들어와 다관왕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김도영도 대단했는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만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성적표가 다시 등장한 셈이다.
안현민의 홈런 개수가 장타율(.667)을 보면 전형적인 거포의 그것이 떠오른다. 힘 하나는 장사가 맞는다. 하지만 안현민의 스윙 성향을 거포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정교하고 참을성이 있다. 보통 거포라고 하면 히팅포인트를 잔뜩 앞으로 당기고 공을 쪼개듯이 맞혀 담장을 넘긴다. 자연스럽게 존 바깥으로 나가는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이 높고, 또 헛스윙 비율이 높은 게 전형적인 특징이다. 장타를 위해 정교함은 어느 정도 희생을 해야 한다.
이는 안현민의 올해 타율과 출루율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무작정 휘두르는 유형이 아니고, 공을 보고 또 아끼는 스타일이라 그렇다. 안현민에게 대놓고 존에 들어오는 공을 던질 선수가 많지 않으니 볼넷 비율도 어느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안현민은 포인트가 뒤에서 맞아도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을 가진 선수다. 그래서 홈런 개수도 담보가 된다. KBO리그에 이런 유형의 선수가 있었는지 전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시즌은 길고, 이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부터는 모든 투수들이 경계하는 선수가 된 만큼 자신에 대한 ‘대우’가 달라진 것을 실감할 시기다. 지난해 김도영이 대단하고 위대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도영에 대한 타 구단의 집중적인 분석이 이어지고, 실제 5월부터는 김도영을 상대하는 패턴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뒤에 좋은 타자들이 버티고 있어 마냥 거르지는 못했지만 견제는 심해졌다. 그런데 김도영은 이를 이겨내다 못해 격파해버렸다.
이강철 KT 감독도 18일 광주 KIA전에서 투수들의 상대 패턴이 조금 달라진 것을 느꼈다고 했다. 몸쪽 승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미 이런 패턴은 예상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현민이를 상대할 때 앞으로 무조건 몸쪽을 공략한다고 생각했다. 현민이가 잘 칠 때 ‘이제 몸쪽 하이볼을 조심해야 한다. 무조건 몸쪽을 던진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타석에서) 너무 떨어져 있으니까 몸쪽을 던지기가 너무 편하다. 조금 더 붙어줘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그런 것을 빨리 알아차려야 하지만, 또 하나씩 친다”고 웃었다. 실제 안현민은 최근 10경기에서 장타 페이스는 다소 주춤하지만 그래도 타율 0.343으로 버티고 있고 볼넷도 6개를 고르면서 역시 높은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 멘탈도 남다르다는 기대다. 이 감독은 “좋은 게 (수비에서 실수를 해도) 그 다음 타석에 바로 안타를 치더라. 멘탈은 좋더라. 그런 점에서 앞으로 야구 하기가 좋겠더라”면서 “유지하는 눈이 있다. 볼넷도 고르고 힘이 있어서 바가지 안타도 하나씩 나온다. 기다릴 줄도 안다. 그러니까 타율이 안 떨어진다”면서 고비를 이겨낼 것이라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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