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민이라는 ‘대박 선수’ 나타나기는 했지만 중심 타선에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선수들이 부진 혹은 부상으로 신음 중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타격 성적은 KBO리그 입성 이후 가장 좋지 않고, 중심 타자인 강백호(26)는 부상으로 빠져 있다. 여기에 한창 타격감이 좋았던 황재균도 부상 중이다. 이는 KT 타선의 기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17일부터 19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KIA와 3연전에서도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며 세 판을 내리 내주는 충격에 빠졌다.
이강철 KT 감독의 속이 타들어가는 가운데, 그래도 부상자들의 복귀 시점이 대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강백호와 황재균은 모두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희망이다. 7월 말보다는 중순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이 감독은 “두 선수의 속이 더 탈 것”이라고 했다. 두 선수가 올 시즌 뒤 모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인데, 이중 강백호의 복귀 후 성적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강백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2026년 KBO FA 시장의 최대어다. 2018년 KT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곧바로 1군에 데뷔한 강백호는 1군 통산 845경기에서 타율 0.305, 128홈런, 5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6을 기록한 강타자다. KBO리그의 어린 좌타자들 중에서는 단연 발군의 장타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3할을 쳐 본 적도 있고, 20홈런 이상 시즌도 세 차례나 했다. 수비 활용폭이 좁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공격력은 확실히 매력이 있다.
강백호는 올해 43경기에서 타율 0.255, 7홈런, 23타점, OPS 0.763으로 ‘FA로이드’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조정득점생산력(wRC+)은 리그 평균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그러나 부상을 당하기 전 10경기에서 타율 0.379를 기록했고, 시속 170㎞ 이상의 총알 타구를 거의 매 경기 만들어내는 등 타격감이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이런 폭발력을 후반기 내내 보여줄 수 있다면 지금까지의 부진은 싹 다 잊히게 되어 있다.
KT도 강백호의 힘이 필요하다. 일단 지명타자 자리에서 계속 활용할 전망이다. 강백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또 하나의 좌타 지명타자 자원인 이정훈은 외야수로도 쓸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예상이다. 수비 범위가 넓지는 않지만 자기 범위 내에서는 안정적인 수비를 한다는 평가다. 강백호를 지명타자로 쓰고, 이정훈이 코너 한 자리를 맡고, 황재균이 돌아오면 KT는 가장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강백호로서도 자신의 경력이 달린 중요한 후반기다. 만약 후반기에 확실히 매력이 있는 공격 성적을 찍는다면 FA 시장에서의 가치가 크게 치솟을 수 있다. 반대로 올해 전반기 수준의 그럭저럭한 공격력이라면 많은 팀들이 관망할 수밖에 없다. 현시점에서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는 강백호다. 지명타자 한 자리를 고정적으로 받을 자격을 증명하려면 분명 확실하고 차별화된 공격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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