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마지노선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3년"

현재 수준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어지면 파리협약에서 세운 기후 재앙 '마지노선'을 3년 뒤에 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9일 연합뉴스는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 '지구 기후 변화 지표'(IGCC)가 이러한 내용을 이날 국제학술지 지구 시스템 과학 데이터(ESSD)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IGCC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저자 등 과학자 60여명이 함께하고 있다. IGCC는 2023년부터 IPCC 제6차 평가 보고서 이후의 변화를 반영한 기후 변화 지표를 매년 한 차례씩 발표하는데, 올해 세 번째 보고서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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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개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COP21)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장기적으로 1.5도 이내로 유지할 것을 목표로 정했다. IGCC는 이번 보고서에서 1.5도까지 남은 탄소 예산이 1300억tCO2e(이산화탄소 환산량·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등을 1300억t 배출하면 50%의 확률로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 예산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 위한 잔여 탄소 배출 허용량이다. 이는 2021년 발표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에서 같은 조건으로 추산한 5000억tCO2e 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연간 약 400억t의 최고치를 유지하면 앞으로 3년 후면 탄소 예산이 모두 고갈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리즈대 피어스 포스터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는 것은 안전하지 않은 수준으로 변화한 기후의 영향을 겪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24년 지구 표면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2도 높았으며, 이 중 1.36도가 인간 활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전 세계를 덮친 고온 현상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인간 활동이 기후에 미친 영향이 사상 최고에 달한 것과 함께 기후 시스템의 자연적 변동성이 함께 작용해 기온을 기록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는 장기간의 평균기온 상승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작년 한 해 기온이 높았다고 그 목표가 무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작년 사례는 온실가스 관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신속하게 대폭 감축해야 그 부정적 결과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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