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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위로 쌓아 구운 빵…어떤 형태로 남게 될까[금요일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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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 이야기하는 사람을 믿지 못했다// 길에는 어제 내린 눈이 남아 있었다/ 사람들 발자국에 단단해진 눈/ 흰빛을 잃고 녹지도 않고// 언제까지 남아 있을까/ 잘 다져진 마음들// 나는 슬픔의 버터와 위로의 반죽을/ 겹겹이 쌓아 빵을 구웠다// 깨끗한 마음은 무엇으로 만들까/ 어떤 형태로 남게 될까//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나는 오독되기 위해 애쓴다// 식탁 위 놓아둔 빵/ 만져보면 돌처럼 딱딱했다”-‘크루아상’ 중 <빵과 시>, 아침달


얼마 전까지 ‘나 오늘 너무 슬퍼서 빵 샀어’라는 얘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두고 성격유형지표(MBTI)가 T(사고형)인지 F(감정형)인지를 추측하는 놀이가 인터넷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시인도 그 질문을 남편과 아이에게 던져봤다. 남편은 “질문 자체가 이해 안 가. 슬픈 거랑 빵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야?”라고 했고, 아이는 “왜 슬펐는데?”라고 했단다. 사실 슬픔과 빵처럼 시와 빵도 큰 관계는 없다. 그러나 관련없어 보이는 것들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시인의 일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에서 시인은 “사람의 마음을 채운다. 사람을 일으켜 세운다. 사람이 제 길을 가게 한다. 이것이 내가 찾은 빵과 시의 연결고리다. … 빵을 볼 때마다 시를 떠올리면 좋겠다”고 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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