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예배 생중계 중 20초간 등장한 ‘北 인공기’… 무슨 일

교회 예배 생중계 중 인공기가 화면에 송출된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대형 교회 가운데 하나인 온누리교회가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새벽 예배 방송에서 북한 인공기가 20초가량 송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교회 측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한편, 외부 해커 소행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19일 온누리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쯤 온누리교회 박종길 목사의 유튜브 생중계 중 약 28분이 지난 시점에 갑자기 인공기가 등장하면서 북한 애국가로 알려진 반주가 흘렀다. 이런 화면은 약 20초간 유지되다 정상으로 돌아왔다.

현재 이 영상은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교회는 사건 당일 유튜브 게시물을 통해 “새벽 예배 유튜브 스트리밍 중 예기치 않은 영상이 송출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긴급 조사 중에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상황 조사 후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아직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교회 측은 해커 소행에 무게를 싣고 재발 방지 계획을 발표했다. 교회 측은 ‘사고 경위서’를 통해 ▲앞으로 송출 전후 전체 보안 점검 절차 수립 ▲관리자 계정 정비 및 보안 교육 강화 ▲필요 시 수사기관 또는 유튜브 본사 보안팀과의 협조 요청 등을 약속했다.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교회 측은 해킹 경로로 ‘스트리밍 키 유출’을 가장 유력하게 의심하고 있다. 유튜브 스트리밍 키는 실시간 방송을 시작할 때 방송 소프트웨어와 유튜브 채널을 연결해주는 일종의 비밀번호와 같은 고유 코드를 말한다. 외부에 유출될 경우 제삼자가 마음대로 방송할 수 있다. 이에 교회는 모든 유튜브 관리자 계정의 비밀번호를 긴급 변경하고, 2단계 인증(OTP) 설정을 재점검 및 강화했으며, 스트리밍 키도 전면 재발급 및 교체했다. 또 사고 시간 전후 송출 장비가 사용한 네트워크 포트의 IP 접근 로그를 확보하고 분석을 진행 중이다.

교회 측은 “본 사고는 단순한 장비 오작동이 아닌, 외부 해킹 혹은 계정 침입을 통한 의도적 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라이브 송출 환경의 보안을 점검하고 보다 철저한 사전 대응 체계를 수립하겠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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