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아즈의 무서운 홈런 페이스…10년 만의 ‘50홈런’ 넘본다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가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10회말 3점 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르윈 디아즈(29·삼성 라이온즈)의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디아즈는 전반기가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18일 현재 27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외국인 타자 단일 시즌 최다 홈런(48개)은 물론 50홈런 이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투고타저 시즌에 디아즈의 방망이는 거침없이 돌아간다. 홈런 순위에서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19개), 3위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14개)과 격차가 상당하다. 71경기에 출전해 27개의 홈런을 때려냈으니, 경기당 0.38개 꼴로 홈런을 생산해내고 있다. 디아즈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시즌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면 55개의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디아즈는 홈구장에서 특히 강했는데,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열린 40경기에서 23홈런을 기록했다. 타자 친화적인 라팍에 안성맞춤형이다. 홈팬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복덩이일 수밖에 없다.

디아즈는 지난해 8월 태업 논란을 일으킨 루벤 카데나스를 대신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데뷔전부터 홈런포를 뿜어냈던 그는 그해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0.353, 5홈런 10타점을 기록해 타선의 핵심 역할을 했다. KBO리그 잔류가 목표였던 디아즈는 가을 야구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총액 80만달러(약 11억원)에 재계약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가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10회말 3점 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디아즈의 직업 윤리와 야구를 대하는 태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디아즈에게는 야구를 향한 절실함이 있었다. 그래서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옆에서 멘탈적인 측면에서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2023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다 2024시즌 멕시코리그로 적을 옮긴 디아즈에게 한국행은 야구 인생에 있어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려볼 수 있는 귀중한 무대였다.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과거 에릭 테임즈가 그랬듯이 메이저리그 재진출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디아즈가 부상 없이 전 시즌을 소화한다면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가 세운 단일 시즌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48개)을 가뿐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0홈런 이상을 달성하면 이승엽 전 두산 감독(1999년 54개, 2003년 56개), 심정수(2003년 53개·전 두산 베어스·은퇴), 박병호(2014년 52개, 2015년 53개·삼성)에 이어 4번째로 ‘50홈런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KBO리그에서는 2015년 박병호 이후 50홈런 고지를 밟은 이가 없었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는 이 전 감독이 2003년에 세운 56홈런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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