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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더러운 일 대신해준다” 두둔했다가 뭇매 맞은 독일 총리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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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총리가 국제법 짓밟아"
이란, 자국 주재 독일대사 초치
좌파당 "화장실 청소 해봐야"
총리는 '발언 철회 의사' 없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18일 연방정부 회의를 주재한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18일 연방정부 회의를 주재한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습을 놓고 “더러운 일을 대신해주고 있다”며 두둔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안팎의 비난에 휩싸였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무력 충돌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는데도 국제사회에 이를 정당화하며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베를리너차이퉁’은 ‘총리가 국제법을 짓밟는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메르츠 총리의 발언을 “2차대전 이후 독일 외교정책의 최악의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독일이 중동의 긴장 고조를 암묵적으로 용인할 뿐 아니라 공개 지지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누가 독일을 평화 프로세스의 중요한 행위자로 인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얀 판아켄 좌파당 공동대표도 “메르츠는 화장실 청소를 해봐야 한다, 그러면 더러운 일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그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더러운 일이라 불렀고 이는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독일 총리가 이스라엘이 우리를 공격한 것을 지지하는, 모욕적 발언을 했다”며 자국 주재 독일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한 메르츠 총리는 ZDF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우리 모두를 위해 더러운 일을 하고 있다”며 이란 핵시설 파괴를 명분으로 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지지했다. 이어 “이스라엘 군과 지도부가 그런 용기를 낸 것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이스라엘은 무기가 부족해 임무를 마칠 수 없고 필요한 무기는 미국이 갖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의 군사 개입을 촉구한 것이다.

이는 “이란 정권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을 지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과 결을 달리한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미국이 개입하면 중동 지역을 더 광범위한 분쟁에 몰아넣을 것”이라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러나 메르츠 총리는 해당 발언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내 발언은 압도적 지지를 얻었고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몇몇 비판적 의견이 제기됐지만 내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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